

양현종은 200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KIA에 지명됐다. 첫해 곧바로 1군 무대에 데뷔했고 그때 투수코치가 이강철 감독이었다. 2012시즌을 끝으로 KIA를 떠난 이강철 감독은 넥센(현 키움) 1군 수석코치, 두산 2군 감독, 1군 수석·투수코치를 거쳐 2019년 KT의 지휘봉을 잡았다. 투수코치 경험을 살려 KT를 선발 왕국으로 만들었고 2020년 창단 첫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 지도력을 인정받아 이번 WBC 대회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이날 양현종은 대표팀 합류 후 첫 불펜피칭에서 이강철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43개의 공을 안정적으로 구사했다. 특히 이강철 감독은 부쩍 성장한 옛 제자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만족감을 숨기지 못했다. 양현종도 비슷한 감정을 공유했다.
양현종은 "감독님이 오늘 피칭할 때 많이 컸다고 이야기하셔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2009년이나 2010년도 초반에는 감독님이랑 끝까지 남아서 수비나 트레이닝 등 여러 면에서 지옥 훈련을 많이 했다. 그때의 기억이 조금씩 나는 것 같다"면서 "지금은 어느덧 내가 대표팀 베테랑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많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조금 흐뭇해하면서 내 피칭을 바라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도 정말 오랜만에 내 뒤에 감독님이 계시는 것을 보고 옛날 생각이 많이 났고 약간 어릴 때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고 미소 지었다.
옛 추억을 곱씹은 스승은 훌쩍 성장한 제자에 젊은 선수들의 멘토로서 역할을 기대했다. 이 감독은 "오늘 불펜에서 받아본 포수들도 이야기하는 것이 베테랑들은 힘은 좀 떨어졌지만 제구 쪽이 완성돼있고, 어린 선수들은 힘은 있는데 제구 쪽이 불안하다고 한다. 그 조합을 잘 이용해서 경기를 운영해야 할 것 같다. 나이, 경력, 연륜이 있는 (양)현종이 같은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