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불만을 감수하고 단행한 가격인상이었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지는 않았다. 가격인상 만큼의 매출만 키웠을 뿐이다. 기업들은 원가절감이 경쟁력이라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런 경험은 또 한번 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원재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물가 인상의 주범'이란 비난을 피하는 길이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기준 131.2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예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계 식량가격 지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의 식량 평균 가격을 100으로 삼는다.
감자 스낵 제품이 많은 오리온 (92,400원 ▼700 -0.75%)은 원료가 되는 감자플레이크의 수입업체를 2개국 2개업체에서 4개국 5개업체로 늘렸고, 오뚜기 (428,500원 ▲19,500 +4.77%) 역시 수입 다변화와 함께 위기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가격이 싼 시점에 대량 구매하고 비싼 시점에 구매를 줄이는 전통적인 구매전략은 규모가 한층 커졌다. 하이트진로 (21,000원 0.00%)의 경우 맥주의 원료가 되는 전분을 구매할 때 종전 3개월 단위로 재고를 확보했지만 최근에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6~10개월 단위로 여유분을 늘렸다. 동원F&B (36,700원 0.00%)도 쌀 때 대량구매하는 비축구매를 확대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파스쿠찌 등에서 커피생두를 쓰는 SPC는 그룹에서 소비하는 96% 이상의 커피를 다이렉트 트레이드 방식으로 최상위 품질의 커피만 구매해 리스크를 줄였다. 애초에 높은 가격의 생두를 써 국제가격에 덜 민감한 구조를 갖춘 것이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상승했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5.5% 상승했다. 그중 식용유의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9%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3일 오전 서울도심의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코너의 모습. 2023.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J제일제당 (332,500원 ▼4,500 -1.34%)의 경우 2019년 구축한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MI)룸'으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원당, 원맥, 대두 등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재료 가격 변동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시장 데이터를 시각화한 'MI 대시보드', 곡물의 향후 가격을 예측하는 '시세예측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적정 구매시기를 추출한다. 지난 100년간 전쟁이나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상품별 가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후 선물 확보시기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 (127,100원 ▲100 +0.08%)은 원재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직계열화에 집중하는 케이스다. 2021년 롯데알미늄의 페트병 제조사업을 인수하고 안성공장에 페트병 포장재 수직계열화를 추진중이다. 팔리지 않는 제품도 정리했다. 2021년 670여개였던 음료 주류 상품을 지난해 560여개로 줄였다. 풀무원 (12,340원 ▲210 +1.73%)은 대체육(콩고기) 원료가 되는 조직대두단백 제조기술을 활용해 대량생산화에 치중하고 있다.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절감과 콩 이외의 원료 다양화로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