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95% 손실…천연가스 레버리지 개미들 '비명'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2.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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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천연가스 가격 '뚝'…개미들 대폭 손실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6개월 만에 -95% 손실…천연가스 레버리지 개미들 '비명'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개미들(개인투자자)이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다. 천연가스 가격을 2배 추종하는 증권상품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이미 95%를 넘었다. 반대로 가격을 거꾸로 추종해 수익을 내는 증권상품에 투자한 이들은 '대박'을 냈다.

증권가에선 천연가스 가격이 근 2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면서 천연가스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에 나설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1,270원 ▼45 -3.42%)는 전 거래일 보다 115원(-4.39%) 하락한 250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천연가스 가격을 2배 곱해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다.

지난해 8월 천연가스 가격이 정점을 찍었을 때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5만8295원(8월23일)까지 올라갔었다. 하지만 6개월도 채 안 돼 -95.7% 손실을 냈다.



다른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940원 ▼90 -8.74%),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 (675원 ▼25 -3.57%) 등도 지난해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들이 폭락하는 건 지난해 겨울부터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미국 헨리허브(HH) 기준)이 100만BTU(열량단위)당 9달러 선을 웃돌았으나 예상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와 LNG(액화천연가스) 재고량 증가 여파로 빠르게 하락했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 수준은 총 저장량(캐파)의 약 71.1% 수준으로 과거 동기 평균은 51% 정도"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급 리스크가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6개월 만에 -95% 손실…천연가스 레버리지 개미들 '비명'
레버리지 울고 곱버스 웃었다…천연가스 베팅 '조심'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반면 천연가스 가격을 거꾸로 2배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봤다.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101,865원 ▼840 -0.82%)의 경우 종가 기준 지난해 저점(11월23일·1만2745원) 대비 약 416.48% 올랐다.

증권가에선 그간 천연가스 곱버스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도 향후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보다 낮아진 천연가스 가격을 아시아 지역의 LNG 수요 증가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수요 등이 가격 하방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혹은 곱버스 상품 투자시 가급적 단기간만 보유할 걸 권했다. 가격이 널뛰기를 하면 일반 ETN보다 더 손실폭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ETN 상품 자체가 아예 조기청산될 위험도 있다. 지난해 5월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곱버스 상품인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의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며 조기청산 및 상장폐지가 됐다. '장 종료 시점 실시간지표가치(IIV)가 1000원 미만인 경우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한다'는 요건에 따른 것이다.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곱버스 상품들을 투자할 때 관련 요건이 있는지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지수가 상승하지 않고 횡보 혹은 하락할 경우 손실이 확대된다"며 "원자재 ETP의 경우 선물로 운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레버리지에서 롤오버 비용도 더 크게 나타나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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