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IRA 걱정 없는 '하얀석유' 확보…고성능 전기차 50만대분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3.02.17 08:27
글자크기
캐나다 퀘벡 피드몬트리튬 광산./사진=LG화학캐나다 퀘벡 피드몬트리튬 광산./사진=LG화학


LG화학이 북미지역에서 배터리(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을 대규모로 확보했다. 리튬정광을 5만톤씩 4년간 공급받기로 했는데 고성능 전기차 50만대분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양이다. IRA(인플레이션방지법) 규제 없이 북미지역 생산기지에 직접 리튬을 공급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LG화학은 17일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트리튬과 총 20만톤 규모 리튬정광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정광은 리튬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로 수산화리튬 직접 추출 전단계 격이다. 북미에서 리튬을 직접 확보한건 국내 배터리소재업체 중 LG화학이 처음이다.

계약에 따라 피드몬트리튬은 캐나다 퀘백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정광을 올해 3분기부터 연간 5만톤씩 4년간 LG화학에 공급한다. 고순도 수산화리튬 약 3만톤을 추출할 수 있는 양이다. 리튬 3만톤은 고성능 전기차 약 50만대분의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다.



리튬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소재 중에서도 핵심 소재다. 배터리 생산단가의 40~50%를 차지하는게 양극재이며 다시 양극재 생산단가 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리튬이다. 리튬의 안정적 확보가 배터리 생산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국내 전지 소재 업체 중 북미산 리튬을 확보한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북미산 리튬 정광을 사용하면 미국 IRA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동시에 이차전지 핵심 광물의 지역 편중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LG화학은 피드몬트리튬과 7500만 달러(약 960억원) 규모 지분투자 계약도 체결하며 지분 약 6%를 확보했다. 퀘벡광산 리튬정광 외에도 피드몬트 리튬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물량 연 1만톤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얻었다.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


2016년 설립된 피드몬트리튬은 미국 뉴욕 증시와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에서 리튬 광산 개발 및 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캐나다 퀘벡, 가나 케이프코스트에서 개발 중인 리튬 광산 개발 업체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키스 필립스 피드몬트리튬 CEO(최고경영자)는 "북미에서 생산된 리튬 자원을 LG화학에 공급하게 돼 기쁘다"며 "LG화학은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북미 지역에서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피드몬트리튬 외에도 호주 광산을 보유한 톈치리튬(Tianqi Lithium)에 전략적 지분 투자했다. LG화학은 앞으로도 IRA와 RMA(유럽 핵심원자재법) 기준을 충족하는 핵심 전지소재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며 고객에게 IRA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며 "전기차 · 배터리 업체와의 공동 메탈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하며 전지 소재 시장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