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받았지만 "해외여행 보내줘"…현대차·기아 노조 또 '격려' 요구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3.02.17 07:01
글자크기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앞에서 불법파견 중단과 임금차별 철폐를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전국금속노조 깃발 설치 돼 있다. 2022.09.21.[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앞에서 불법파견 중단과 임금차별 철폐를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전국금속노조 깃발 설치 돼 있다. 2022.09.21.


현대차·기아 노동조합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사측에 연말 성과급 이외에도 특별격려금을 요구했다. 여기에 기아 노조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중단된 해외여행도 보내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최근 사측에 '특별 성과급'을 추가로 요구했다. 이미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따라 기본급 300%+550만원, 주식 20주, 상품권 25만원을 받았지만 현대차의 성과가 좋으니 이익을 더 나눠야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도 지난 10일 특별격려금을 기아에 요구했다. 기아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특별격려금을 달라며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사측이 지급할 때까지 시위를 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기아 역시 2000만원 상당의 연말 성과급을 지급한 상태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제값받고 팔기' 정책, 고환율 효과 등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작년 매출액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1.2%,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액 86조5590억원, 영업익 7조2331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23.9%, 42.8% 늘었다.



기아 노조는 장기근속자, 정년퇴직자 대상 이문화체험(해외여행) 행사를 복원하라고도 했다. 기아 노사 단체협약엔 해외여행 등 장기근속자 우대 조항이 있다. 다만 사측은 2020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이를 중단하고 200만원 수준의 현금을 제공했다.

현대차는 20년 이상 근속한 정년퇴직자에 부부동반 해외여행 휴가를 포함한 한 달 위로휴가를 제공한다. 금 5돈(18.75g)의 공로 메달도 지급하는데, 현금 140만원 상당이다.

기아 노조는 "이문화체험은 잠시 중단되었던 것이지 신규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라며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노조는 기존에 시행됐던 각종 행사를 시행해 복지혜택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측은 체육행사, 하계휴가 등 각종 행사에 물가인상을 반영해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들의 주장이 임단협 타결의 의미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임단협을 진행해 사업계획을 짜고 노사가 협력하기로하는 관행을 무시한다는 것.

특별격려금은 현대차그룹 내 또 다른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초 현대차·기아는 전 직원에게 1인당 400만원의 특별 성과급을 지급했다.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트랜시스 등 그룹 계열사 노조는 이에 반발해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 사안 외에 추가로 요구하는 건 사측 입장에선 지나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럴거면 임단협을 왜 하냐는 자조적인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