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국가의 비밀 정보활동을 국제법의 관점에서 연구한 이론서이다. 외교·정보 분야에서 근무한 저자는 법과 비법(非法), 법과 정치의 중간영역에서 규범적 모호성과 윤리적 딜레마로 둘러싸인 국가의 비밀 정보활동을 국제법의 관점에서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비밀리에 전개되는 정보활동의 특성상 이 분야 연구가 자칫 사변적, 추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증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밀 정보활동에 관한 국제법 연구서가 발간돼 주목을 끈다. 서구에서도 비밀 정보활동에 관한 역사학·윤리학·전쟁학·정치학 연구는 풍부하지만, 국제법 연구서는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출간 의미는 돋보인다. 또한 오늘날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법에 의해 보호되어야 할 중요한 가치로 발전하면서 비밀 정보활동의 적법절차 준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활동 수행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법적 규정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정보·외교안보 분야는 물론 입법·사법 실무자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일반 독자들도 국가의 비밀 정보활동이 어떻게 실행되는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활동의 역사와 방법, 실제사례 등을 수록하고 있다.
제5장과 제6장은 비밀 정보활동에 관한 국제법규범이 왜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고 있는지, 나아가 국제법규범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 국제법질서가 실제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심층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밀 정보활동에 관한 국가들의 드러나지 않는 의사와 속내를 밝혀냄으로써, 비밀 정보활동과 국제법규범 간 구조적 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이 책을 추천한 고려대 박기갑 교수의 평가처럼 비밀 정보활동에 관한 연구는 대담한 노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이 분야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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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약력 >
- 한국해양대 졸업(법학사) (1989년)
- 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 Law School 졸업(법학석사) (1994년)
- 고려대 대학원 졸업(법학박사) (2022년)
- 외교부 근무(1995년~98년)
- 국가정보원 근무 (1998~20년)
- 고려대 법학연구원 근무(202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