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美 긴축 공포심에 원/달러 환율 연고점 돌파(종합)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3.02.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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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美 긴축 공포심에 원/달러 환율 연고점 돌파(종합)


원/달러 환율이 1280원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예상보다 느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탓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공포감이 시장을 덮쳤다. 1300원 돌파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다음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2.8원 오른 12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3.6원 오른 1273원에 출발한 뒤 장 한때 1284.8원을 찍었다. 지난달 4일 기록한 올해 장중 고점(1280.9원)을 돌파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전날 밤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돈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6.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6.2%)를 0.2%p(포인트) 상회한 수준이다. 전월(6.5%)보다는 낮아졌지만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 숫자로 증명됐다.



시장에는 연준의 긴축 모드가 더 깊고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이에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3 초반대까지 내렸지만 이날 103 중반대로 반등했다. 중국인민은행도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47위안(0.07%) 올린 6.8183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재돌파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초 원화 강세가 오버슈팅이었던 만큼 1270원 전후 레벨까지는 다른 아시아 통화와 갭을 메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당분간은 실물경기에 비해 시장 기대감이 앞서 나갔던 부분의 괴리감을 좁혀 나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2.80원 오른 1282.2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7.74포인트(1.53%) 하락한 2427.90을,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4.12포인트(1.81%) 하락한 765.46으로 장을 마쳤다. 2023.2.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2.80원 오른 1282.2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7.74포인트(1.53%) 하락한 2427.90을,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4.12포인트(1.81%) 하락한 765.46으로 장을 마쳤다. 2023.2.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연준의 긴축모드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오는 23일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3월과 5월 이후 6월에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이란 시장 전망은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이전 6.9%에서 현재 59%까지 높아졌다.



최종금리 예상치가 올라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CPI 발표 이후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FOMC 투표권을 가진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예상보다 더 오래 금리 인상을 지속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 시장 전망도 당초 5.25%에서 5.5%로 상향되는 분위기다.

다만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한은은 이번에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계속된 금리 인상 영향이 기업 등 실물경제에 미치며 경기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급격한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많이 오르고 있어 금통위원 소수의견으로 추가 금리인상 의견이 나올 순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수출이 많이 어렵고 그에 따라 내수가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더 올리기에는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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