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2.8원 오른 12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전날 밤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돈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6.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6.2%)를 0.2%p(포인트) 상회한 수준이다. 전월(6.5%)보다는 낮아졌지만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 숫자로 증명됐다.
이에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3 초반대까지 내렸지만 이날 103 중반대로 반등했다. 중국인민은행도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47위안(0.07%) 올린 6.8183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재돌파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초 원화 강세가 오버슈팅이었던 만큼 1270원 전후 레벨까지는 다른 아시아 통화와 갭을 메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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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당분간은 실물경기에 비해 시장 기대감이 앞서 나갔던 부분의 괴리감을 좁혀 나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2.80원 오른 1282.2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7.74포인트(1.53%) 하락한 2427.90을,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4.12포인트(1.81%) 하락한 765.46으로 장을 마쳤다. 2023.2.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종금리 예상치가 올라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CPI 발표 이후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FOMC 투표권을 가진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예상보다 더 오래 금리 인상을 지속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 시장 전망도 당초 5.25%에서 5.5%로 상향되는 분위기다.
다만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한은은 이번에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계속된 금리 인상 영향이 기업 등 실물경제에 미치며 경기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급격한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많이 오르고 있어 금통위원 소수의견으로 추가 금리인상 의견이 나올 순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수출이 많이 어렵고 그에 따라 내수가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더 올리기에는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