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사항 있나요?" 식약처장 질문에…"中 임상과 통합했으면"

머니투데이 화성(경기)=이창섭 기자 2023.02.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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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제약사CEO, 신년 기자 간담회
최근 논란이 된 '보툴리눔 톡신' 소송 관련해선 얘기 없어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15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오 처장, 서귀현 한미약품 연구센터장,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사진=이창섭 기자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15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오 처장, 서귀현 한미약품 연구센터장,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사진=이창섭 기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처장이 15일 제약사 대표들과 만나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오 처장은 '규제혁신 2.0'의 특징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소통을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항암 분야 신약을 미국에서 승인받은 한미약품 (320,000원 ▼2,000 -0.62%)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의약품 규제가 다르다며 한 번의 임상으로 통합해 허가받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다만, 최근 업계 화두로 떠오른 보툴리눔 톡신 균주 소송과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오고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처장은 15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제약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신년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식약처가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 주요 정책 방향과 핵심 브랜드 사업 추진 방안을 소개하고, 업계와 규제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 처장을 비롯해 한미약품, 다산제약, 대웅제약, 암젠코리아, 이니스트에스티, 한국화이자제약, 휴온스, 휴젤의 CEO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의 대표들이 이날 간담회에 모였다. 간담회에 앞서 오 처장은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5일 서울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제약사 CEO들과 모여 업계 현안을 논의했다./사진=이창섭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가 15일 서울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제약사 CEO들과 모여 업계 현안을 논의했다./사진=이창섭 기자
간담회 장소를 마련한 한미약품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제품명: 롤베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서 식약처 역할이 컸다며 감사를 전했다. 롤론티스는 약물 지속 효과를 늘려주는 한미약품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규제 기관 승인을 받은 최초의 제품이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는 "미국 FDA 허가 전에 한국 식약처에서 먼저 승인을 해준 게 의미가 있다. 굉장히 큰 힘을 얻었다"며 "랩스커버리 플랫폼이 적용된 약이 FDA 허가를 받느냐, 안 받느냐는 굉장히 중요한데 식약처에서 걱정되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살펴봐 줬다"고 말했다.

업계는 중국 임상과 허가 과정이 까다롭다고 밝혔다. 오 처장이 "중국과 우리나라의 규제가 다른 부분이 있느냐"고 묻자 서귀현 한미약품 연구센터장은 "중국은 전통적으로 자국에서 생산한 것으로 임상하고 허가해주는 자국 기업 보호 시스템이 아직까지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모든 걸 봉쇄해버리니까 동물실험 조직 샘플도 밖으로 못 가지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 센터장은 "중국과 한국의 레귤레이션(규제)이 좀 다르니 통합해서 임상해서 한 번의 임상으로 같이 허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우리나라 규제 기관에서 이런 걸 보완하면 좋겠다는 게 있으면 언제라도 알려달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포지오티닙이라는 항암제가 FDA 허가에 실패했지만 준비하면서 내부적으로 역량을 키웠다. 실패한 사례도 정리해서 알려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보툴리눔 톡신 균주 소송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대웅제약 (111,400원 ▼1,400 -1.24%)·휴젤 (106,900원 ▲2,100 +2.00%)·휴온스 (32,400원 ▲750 +2.37%)의 CEO들도 참석했다. 그러나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소송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지훈 휴젤 대표는 "업계와 관련해 바이오 의약품 쪽으로 수출을 장려하고, 규제를 개혁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얘기들을 나눴다"고 말했다.

메디톡스와 직접적으로 소송전을 벌이는 대웅제약의 전승호 대표는 "1심에서 지긴 했지만 2심에서 판결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며 "소송을 걱정했으면 오늘 이 자리에도 못 왔을 것이다. 사업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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