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만 살짝 바꿨을 뿐인데, 음료가 맛있어졌다!

머니투데이 로피시엘=박영복 기자 2023.02.1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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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의 작은 변화가 음료 맛 극대화해, 후레쉬캡·클룹캡·위젯 뒤를 이을 혁신은?

아침에 일어나 우유 한 잔으로 허기를 달래고. 점심은 청량한 탄산음료로 기분 전환, 저녁에는 맥주 한 잔이 고단했던 하루를 위로한다. 오늘 마신 음료가 평범하게 느낄 수 있지만, 패키지에 음료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학이 숨어있다고 한다.

음료의 맛을 끌어올린 것은 처음 그대로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고, 사소한 고민이 변화를 일으켰다.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패키지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 우유의 신선한 풍미, 오랫동안 느낄 수 있는 매일유업 '후레쉬캡'
/사진제공= 매일유업/사진제공= 매일유업


적당한 포만감으로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제격인 고소한 맛이 일품인 우유. 에스프레소와도 잘 어우러져 자주 찾게 되는 유제품이다. 하지만 유제품 특성상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외부 공기와 맞닿으면 금방 맛이 변해 오래 보관하기 어렵다.

매일유업은 일반 우유팩보다 제조원가가 비싸지만 상온 보관이 가능한 '테트라팩'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3중으로 제작, 빛 투과를 최소화해 우유의 신선한 맛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우유의 신선한 맛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자사에서 출시하는 모든 우유의 패키지를 테트라팩으로 변경했다.



/사진제공=매일유업/사진제공=매일유업
또한 국내 유업계 최초로 테트라팩에 '후레쉬캡'이라는 뚜껑을 더했다. 보통 우유팩은 한 번 개봉하면 완전히 밀폐가 되지 않아 외부 공기가 유입되거나 냉장고 속 냄새가 섞이게 마련인데, 뚜껑으로 밀폐를 해두면 우유의 고소한 풍미를 마지막 순간까지 느낄 수 있다. 소비자들 역시 후레쉬캡 덕분에 우유의 신선한 맛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다고 선호하고 있다.

◆ 시원한 탄산 유지, 40년 만에 재 탄생한 캔 '클룹캡'
/사진제공=이그니스/사진제공=이그니스
캔을 따는 순간 '치익' 소리와 함께 청량한 탄산이 배출되는 시원한 탄산음료. 나른한 오후에 탄산음료 한 잔이면 왠지 모르게 활력이 생기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캔음료 개봉 후30분쯤 지나면 탄산이 날아가버려 더 이상 탄산의 톡 쏘는 맛이 나지 않는다.

푸드테크 기업 이그니스는 이런 캔음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사 캔음료 브랜드 '클룹(CLOOP)'에 열고 닫을 수 있는 마개 '클룹캡'을 적용했다. 캔 뚜껑을 자유롭게 열고 닫을 수 있어 탄산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미 개봉한 음료도 새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실제로 클룹의 스파클링 워터와 제로소다를 경험해본 소비자들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청량한 탄산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클룹캡의 밀봉력을 호평했다.

/사진제공=이그니스/사진제공=이그니스
캔음료의 맛을 처음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고민해왔던 이그니스는 개폐 형태의 캔 뚜껑을 적용하기 위해 2021년 8월 개폐형 마개 특허를 보유한 독일 기업 엑솔루션(Xolution)을 인수했다. 이어 자사 캔음료 브랜드 클룹의 제품(플레이버 워터, 스파클링 워터, 제로소다)에 이를 적용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열고 닫을 수 있는 캔 뚜껑을 보기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마운틴 듀'나 '몬스터' 등의 음료에서 개폐형 마개를 볼 수 있다. 이처럼 개폐형 마개의 가능성을 내다본 이그니스는 열고 닫을 수 있는 캔 뚜껑의 대중화를 위해 향후 맥주와 에너지 드링크에도 재 밀봉 마개를 적용하고, 국내외 유명 음료 브랜드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 캔맥주에 드래프트 맛을 구현한 기네스 '위젯'

/사진제공=기네스/사진제공=기네스
캔맥주에도 독특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일반적으로 캔맥주를 마실 때면 생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생맥주보다 캔맥주의 거품이 적은 탓일 것이다. 맥주 거품은 공기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면서 처음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거품이 적은 캔맥주는 맥주 표면이 공기와 맞닿으면서 맛이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네스는 캔맥주를 마실 때도 생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위젯'을 개발했다. 위젯은 기네스 캔맥주에 들어있는 작은 플라스틱 볼로, 소량의 질소를 함유하고 있다. 캔을 열면 캔 내부의 압력이 줄어들면서 위젯에서 나온 질소가 맥주와 자연스럽게 섞이며 부드러운 거품을 생성해 생맥주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기네스의 설명이다

/사진출처=기네스 유튜브 이미지/사진출처=기네스 유튜브 이미지
캔맥주에 생맥주의 맛을 구현한 기네스는 1988년 왕실 기술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기네스는 250여년 넘게 '명품 맥주'라는 명성을 지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흑맥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음료의 패키지는 한 번 만들어지면 수십 년이 지나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이그니스는 사소한 변화가 음료 문화를 더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개폐형 마개라는 변화를 시도했다."며, "앞으로도 이그니스는 푸드테크 기업으로서 식음료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적용해 식품 디벨로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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