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멈춘 외평채 27억弗 이르면 상반기 발행한다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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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국 정부가 2년간 멈췄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과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외평채는 이르면 상반기 내에 27억 달러 한도에서 뉴욕과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발행할 것으로 보이고, 정부는 곧이어 국가신용등급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방기선 제1차관 주재로 13일과 14일 양일간 뉴욕에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무디스와 S&P 등 국제신용평가사 개별 미팅을 진행했다. 이번 미팅은 논딜로드쇼(NDR)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현지 씨티증권과 크레디 아그리꼴이 주관해 외평채 발행도 이들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4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을 다시 방문해 시점을 조율하고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4일 롯데 펠리스뉴욕호텔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뉴욕 투자가들과 신용평가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이민청 설치 계획과 외환시장 개방 방침에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며 "최근 수출부진 등으로 제기되던 위험요인은 미국경제의 연착륙과 중국의 리오프닝 등으로 인한 수혜가 더 클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 한국경제의 성장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외평채는 기재부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발행했지만 지난해에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시기를 놓치면서 발행을 포기했다. 외평채를 높은 금리에 발행할 경우 한국물 전체에 기준을 높여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기재부는 2021년 10월 초에 13억 달러 규모의 성공을 마지막으로 발행을 미뤄왔다. 당시 외평채는 10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 5억 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 유로를 나뉘었는데 역대 최소가산금리에 발행돼 차기 금리 스프레드에 역으로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블랙록·블랙스톤 등 집결…무역적자에도 경상수지 300억弗 강조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에서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스테판 슈왈츠만(Stephen A. Schwarzman) 블랙스톤(Blackstone) CEO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에서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스테판 슈왈츠만(Stephen A. Schwarzman) 블랙스톤(Blackstone) CEO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운드테이블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운용자산 10조 달러, 약 1경2700조원)과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운용자산 9700억 달러, 약 1200조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운용사 외에 대형투자은행(IB)인 모간스탠리와 JP모건, 바클레이즈, UBS 등에서 21명이 참석했다. 이들 IB는 지난 수년간 한국 외평채 발행 주관을 맡았던 전력이 있어 경쟁적인 분위기다.

기재부는 한국경제에 대해 하반기 개선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에너지 가격급등으로 무역적자가 났지만 경상수지가 여전히 300억 달러 흑자이며 하반기엔 반도체 업황반등과 중국 리오프닝 등이 호재로 작용해 개선여지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환율과 대외건전성에 대해서는 최근 원화절상과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을 어필했다. 한국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11월 4140억 달러를 저점으로 반등해 최근 4300억 달러로 올라섰다.

11월 채권시장 위기…50조 정책으로 해결 부각
(서울=뉴스1) =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감원,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자금시장 관련 현황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2.10.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감원,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자금시장 관련 현황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2.10.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제는 단기자금시장으로 기재부는 지난해 레고랜드발 충격에 대한 투자가들의 의문점 해소에 주력했다. 정부는 크레디트 크런치가 발생하긴 했지만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주도로 빠른 정책대응을 시도해 효과가 주효했음을 피력했다. 지난해 단기자금시장은 정부가 시중은행들과 50조원+알파의 유동성지원 대책을 내놓으면서 안정됐다.

정부는 이밖에 부동산 연착륙 유도와 부동산 관련 PF(프로젝트 파이낸스) 부실 위험을 면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을 설명했다. 국가부채의 경우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주도해 국가재정관리준칙을 제정해 연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나라살림을 GDP(국내총생산) 대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주요 내용으로 전 정부에서 빈번하게 있던 추가경정예산 남발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지난 정부에서 크게 증가한 국가부채 문제가 있지만 총 외채 가운데 단기비중이 낮다는 점과 외화 LCR(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이 높다는 점을 투자가들에 내세웠다. 한국 경제의 외채 상환능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외환시장 개방과 인구문제 이민청 대응에 호응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3.02.14.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3.02.14. *재판매 및 DB 금지
투자가들은 최근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을 추가적으로 개방한 것에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국제금융국 주도로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고 외국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도 허용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방기선 차관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외국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외환·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요 해외투자자들의 의견 수렴 결과를 정책에 반영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들은 한국의 급격한 인구저하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이민청 신설과 워킹 비자 확대방침을 마련한 것에도 호응했다. 법무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이민청 신설은 아직까지 준비단계에 있지만 인구감소를 출산장려 정책으로만은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민족적 폐쇄성을 지양하기 시작했다는데 투자가들이 의미를 둔 것이다.



방 차관은 "신평사 무디스는 이번 만남에서 중국 리오프닝 등을 고려할 때 한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한국이 여타 선진국 대비 양호한 2% 수준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기재부가 전망하는 성장률은 3분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올해 1.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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