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13일 GS칼텍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인 3조97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유가하락으로 영업손실 514억원을 보였음에도 4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을 단순 더하면 14조1762억원에 달한다. 전년(6조9949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둠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횡재세'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직원들에게 성과급 1000%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결정이 이어지자 해당 논란은 더욱 불타올랐다. 정유업계의 '횡재'를 세금으로 일부 환수해 취약계층 지원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영업자, 화물노동자 등은 고유가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고유가 호황을 누린 정유사들은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민주당의 횡재세 제안에 국민 과반이 찬성하지만 정부·여당은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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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유업계는 '취약계층 지원 기부'를 연달아 하며 여론 누그러뜨리기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 SK에너지는 150억원을, GS칼텍스는 101억원을, 현대오일뱅크는 100억원을, S-OIL은 10억원을 에너지취약계층에 각각 기부했다.
그러면서 정유업계는 '횡재세' 논리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호황은 원유를 가공해 수출을 확대한 전략이 먹힌 결과지, 자국민들에게 고가의 기름을 팔아 이룬 게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새해들어 유가 전망이 마냥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작년의 호실적을 그저 한때의 '횡재'로 치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실제 정유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유가가 하락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불경기가 지속되고, 석유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 경우, 적자를 각오해야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석유 수요 전망치 하향으로 유가는 2분기 연속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며 "전반적인 중국 수요가 줄며 석유화학 업황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