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실적은 GS칼텍스에 그치지 않았다. 여타 정유사들 역시 1조~2조원대를 더 벌었다. 각 사별로 영업이익은 △SK이노베이션 3조9988억원 △에쓰오일(S-OIL) 3조4081억원 △현대오일뱅크 2조7898억원이었다. 각 129.6%, 59.2%, 155.1% 증가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급등한 유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쟁으로 인해 세계 석유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됐었다"며 "정제마진과 석유제품 가격 또한 급등하면서 큰 수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영업자, 화물노동자 등은 고유가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고유가 호황을 누린 정유사들은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민주당의 횡재세 제안에 국민 과반이 찬성하지만 정부·여당은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말했다.
일단 정유업계는 '취약계층 지원 기부'를 연달아 하며 여론 누그러뜨리기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 SK에너지는 150억원을, GS칼텍스는 101억원을, 현대오일뱅크는 100억원을, S-OIL은 10억원을 에너지취약계층에 각각 기부했다.
그러면서 정유업계는 '횡재세' 논리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호황은 원유를 가공해 수출을 확대한 전략이 먹힌 결과지, 자국민들에게 고가의 기름을 팔아 이룬 게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새해들어 유가 전망이 마냥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작년의 호실적을 그저 한때의 '횡재'로 치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실제 정유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유가가 하락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불경기가 지속되고, 석유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 경우, 적자를 각오해야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석유 수요 전망치 하향으로 유가는 2분기 연속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며 "전반적인 중국 수요가 줄며 석유화학 업황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