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월 입주를 앞둔 서울 동대문구 힐스테이트청량리역 전용 44.77㎡ 오피스텔 분양권 매물이 5억6000만원에 나왔다. 분양가 6억2220만원 대비 6220만원 낮은 '마피' 매물로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포기한 사례다.
분양이 진행된 2020년에는 도권 교통망 핵심인 GTX가 지나갈 청량리역은 강북 교통요지로 주목받았다.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분당선, 광역철도 강릉선 KTX, 경춘선 ITX 등 5개 철도노선이 청량리역을 지난다는 점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2023년 초,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오피스텔 계약금 수천만원을 포기하는 대신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사는 게 낫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생겨나며 마피 분양권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1.3 대책 때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제외 서울 전지역이 투기과열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영향도 있다.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은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장점이 있었는데, 매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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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가 임박한 가운데, 잔금을 치를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도 부담이다. 고금리로 이자비용이 높아진 것도 문제이지만 대출 한도가 잔금에 맞게 나오는 게 어려워진 투자자 입장에선 '마피 손절'이 불가피한 선택이다.
투자매력이 떨어진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 마피 현상은 청량리 뿐 아니라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경기 판교, 인천 등 수도권에는 이미 '마피' 매물이 상당수 쌓여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계약 때에 비해 잔금대출 한도가 줄어 자금마련이 어려운 경우 계약금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며 "주변 오피스텔 공급이 많은데 거래자체가 줄어들다보니 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청량리는 교통의 요지이고 뉴타운, 왕십리, 신당동 등이 인접해 주거지로서 괜찮은 지역"이라면서도 "시장이 활성화됐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투자자들의 판단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