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무사고에 전력소모는 절반…IDC '각 춘천' 받친 네이버의 기술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3.02.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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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0주년 맞은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각 춘천'
2013년 가동 후 무중단·무사고·무재해…기술 내재화·지속적 투자 노력
전력 소모량 아끼는 친환경 기술 강조…"국내 IDC 평균 절반 수준"
3분기 개관하는 '각 세종'에 노하우 녹여…"초거대 AI 운영 근간 될 것"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다이나믹 UPS'. /사진=네이버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다이나믹 UPS'. /사진=네이버


"UPS(전원공급장치)는 정전 감지 즉시 디젤엔진 시동을 자동으로 걸어준다. UPS는 매우 예민한 장비로 0.1초의 서버 끊김도 용납하지 않는다. 벼락 같은 공급 전력의 흐름 불안정 등으로 1년에 5~7회 정도 가동된다."

네이버(NAVER (182,400원 ▲1,700 +0.94%))는 올해로 개관 10년을 맞이한 강원도 춘천 제1데이터센터 '각(閣) 춘천'을 지난 8일 취재진에 공개했다. 축구장 7개 규모의 넓은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시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정전 시에도 설비중단을 막아주는 UPS였다. 지난해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후 IDC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하 2층에 원자력 발전소와 맞먹는 두께의 벽으로 둘러싸인 UPS는 토마스 기차와 닮았다. 네이버는 배터리가 아닌 디젤 엔진을 활용한 '다이나믹 UPS'를 쓴다. 전력공급 없이도 UPS로 약 72시간 동안 IDC를 운영할 수 있다. UPS실에 들어서자 지하철이 플랫폼으로 들어올 때와 맞먹는 굉음이 귀를 때렸다. 변전소로 들어오는 모든 전력은 UPS를 통과하는데, 이때 회전체가 돌아가며 소음이 난다. 정전 시 디젤 엔진이 전력을 재출력할 때까지 생기는 약 7초의 공백을 이 회전체가 만드는 운동에너지가 메운다.

"무중단·무사고·무재해 비결은 투자와 훈련"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각 춘천' 남관의 서버실. /사진=네이버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각 춘천' 남관의 서버실. /사진=네이버


'각 춘천'은 2013년 6월 개관 후 지금까지 10년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 기록을 세웠다. 네이버는 재난·재해 발생에 행동 요령인 'BCP(업무 연속성 계획)'에 따른 연 2회 모의훈련 및 연 1회의 민관합동훈련을 포함, 지난 10년간 약 200회 이상의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네이버는 전국에 걸쳐 서버·랙·서버실 단위로 데이터 이중화·이원화를 단행했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5년간 집행한 CAPEX(설비투자) 규모만 약 3조원, 카카오의 약 3배에 달한다. 정수환 네이버 IT서비스 본부장은 "하나의 IDC가 완전히 무너질 경우 일부 기능이 느려질 수 있어도 서비스 전면장애는 발생하지 않게 구성했다"며 "'각 춘천'에 문제가 생겨도 네이버 서비스 전면 장애는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장기간 확보한 IDC 운영 노하우·기술이 상용화될 수도 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각(閣) 세종'을 만들며 설계부터 구축, 운영까지 파트별로 어떤 기술력을 갖고 적용했는지 기술지를 작성 중"이라며 "아직 사업화 계획은 없지만 회사에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IDC 기술 상용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전력소모 절반 '뚝', 10년 운영 노하우 '각 세종'로 이어져

정수환 네이버 IT서비스 본부장(왼쪽)과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이 지난 8일 각 춘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정수환 네이버 IT서비스 본부장(왼쪽)과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이 지난 8일 각 춘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각 춘천'이 사용하는 전력량은 국내 IDC 평균의 약 50%, 전 세계 평균의 약 66%다. '각 춘천'은 국제 친환경 건물인증제도 중 하나인 LEED에서 IDC 중 세계 최초로 최고 등급을 받았다.

특히 공조 시설은 서버실 온도 유지를 위해 365일 24시간 가동되기에 IDC에서 전력 소모량이 가장 높다. 네이버가 특허받은 공조 시설 'NAMU-Ⅱ'는 자연바람을 사용, 다른 IDC보다 전력 소모량이 월등히 낮다. 담당자는 "춘천의 공기가 차가운 데다 바람도 좋아서 공조실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날이 1년에 35일이 안 된다"고 했다.

네이버는 '각 춘천'에서 쌓은 노하우를 제2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그대로 녹였다. 올 3분기 중 가동될 '각 세종'의 수전용량은 '각 춘천'의 6.7배다. 국내 최대 규모·용량의 IDC이자 아시아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초대형 IDC인 '각 세종'은 네이버의 초거대 AI(인공지능) 모델인 하이퍼클로버의 근간이기도 하다.

'각 세종'에는 빅데이터·AI(인공지능)·로봇 등 네이버 기술 역량이 집중됐다. 지난해 완공한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적용된 로봇·자율주행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연평균 기온이 낮은 춘천에서 자연바람을 주로 사용했다면, 세종에서는 직간접 하이브리드 형태로 외부 환경을 활용한다.

정 본부장은 "챗GPT로 인해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에 대한 주목도 높아졌다"며 "초거대 AI를 떠받치는 대규모 서버나 컴퓨터 연산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데 '각 세종'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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