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식량 놓고 파벌간 충돌·약탈…튀르키예 살아남은 자들의 또다른 아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2.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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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2만8000명 넘어

 
튀르키예(터키)·시리아 강진 사망자 수가 3만명에 육박했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 등 해외 긴급구호팀 등으로부터 기적적인 구조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추가 생존자에 대한 희망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지진 발생 후 '72시간 골든타임'이 훨씬 지난 상황에서 지진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이 생필품 확보 등을 이유로 서로 충돌하고, 무너진 건물 잔해의 추가 붕괴 우려 등으로 구조작업에마저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안타키아=뉴시스] 권창회 기자 = 11일 오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일대에서 한국 긴급구호대(KDRT)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 60대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2023.02.11.[안타키아=뉴시스] 권창회 기자 = 11일 오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일대에서 한국 긴급구호대(KDRT)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 60대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2023.02.11.


12일 영국 BBC는 튀르키예 지진 구조활동에 나선 여러 단체를 인용해 "튀르키예 남부의 불안으로 구조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기적적인 구조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생존자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은 희미해진다"고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정부와 시리아 국영언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수가 2만819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튀르키예는 2만4617명으로 늘어났다. 시리아에서 확인된 사망자 수는 3575명으로, 시리아 반군 장악 지역 2167명과 정부 통제 지역 1408명이다.

튀르키예 지진 참사 현장에서는 현지 당국이 투입한 인력 11만명 이상과 56개국이 급파한 6400명의 구호대가 수색·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부터 구조활동에 참여한 한국 긴급구호대는 11일 저녁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그런데 최근 튀르키예 일부 지역에서의 해외 긴급구호대 구조활동이 일시 중단됐다. AF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과 오스트리아 구호대는 구조대원들의 안전을 이유로 11일 하타이 지역에서의 구조활동을 잠시 멈췄다.



지진으로 폐허가 된 상점에서 약탈 행위를 벌이고 있는 튀르키예 사람들 /영상=트위터지진으로 폐허가 된 상점에서 약탈 행위를 벌이고 있는 튀르키예 사람들 /영상=트위터
오스트리아 구호대는 11일 오전 "하타이 지역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파벌 간 충돌로 수십 명의 구조대원이 다른 국제기구 요원들과 함께 베이스캠프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피에르 쿠겔바이스 오스트리아 구호대 대변인은 "튀르키예에서 파벌 간 충돌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고, 한 구조대원은 "(지진 피해로) 식량 공급이 줄어들면서 (파벌 충돌이 늘어) 안전 문제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독일 구호대도 같은 이유로 구조작업을 중단했다. 독일 국제수색구조대(ISAR)의 스테판 하이네 대변인은 "서로 다른 파벌 간 충돌 보고가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총격도 발생했다"면서 현지 당국의 '상황 안전' 판단이 내려지면 구조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구호물품 약탈을 시도하던 튀르키예 사람들이 현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영상=트위터구호물품 약탈을 시도하던 튀르키예 사람들이 현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영상=트위터
AFP통신·튀르키예 국영 매체 등에 따르면 11일 튀르키예 경찰은 약탈 혐의로 48명을 체포하고, 현금·보석·은행카드 등을 비롯해 총기 여러 대도 압수했다.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의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이 상점과 자동차 등을 부수고 있다"고 불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후 발생하는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위법자 처벌을 위한 비상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부터 약탈이나 납치에 연루된 사람들은 국가의 확고한 손이 등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약탈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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