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금고지기' 국내 압송…대북송금·이재명 의혹 본격 수사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3.02.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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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해외로 도피했던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 김모 전 재경총괄본부장이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쌍방울 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해외로 도피했던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 김모 전 재경총괄본부장이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 출신 김모씨를 11일 국내로 압송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검찰 호송차를 타고 수원지검으로 압송됐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씨를 상대로 곧바로 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은색 옷을 뒤집어쓴 김씨는 귀국을 결심한 이유와 대북 송금 경위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씨는 10년 넘게 쌍방울그룹에서 재경총괄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쌍방울 계열사의 복잡한 자금 흐름을 꿰고 있어 김 전 회장이 북한에 건넨 800만달러를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의혹을 규명할 주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 전 회장도 검찰 조사에서 "회사 자금 흐름의 구체적인 내용은 김씨가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의 개인 투자회사로 알려진 '베스트마스터1호투자조합'의 대주주로 김 전 회장의 자산을 관리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 투자조합은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나노스는 2019년 쌍방울의 대북 송금 이후 희토류 등 북한 광물 사업권을 약정받으면서 '대북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했다. 쌍방울은 당시 나노스로부터 인수한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 청구권을 행사해 투자액의 약 7배인 1500억원을 취득했다.

김씨는 지난해 쌍방울 수사가 본격화하자 해외로 출국해 도피하다 지난해 12월 초 태국에서 체포됐다. 이후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7일 불법체류 혐의로 벌금 4000밧(15만원)을 선고받은 뒤 항소를 포기하고 귀국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오는 12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도운 수행비서 박모씨에 대해서는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는 지난해 5월 김 전 회장이 싱가포르로 출국했을 당시 함께 해외로 나가 도피 생활을 했다. 박씨는 20여년간 김 전 회장의 차를 운전하며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인 착한이인베스트의 사내이사에도 등재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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