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기대감에 주춤한 증시…"조정은 기회, 쌀 때 사라"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2.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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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기대감만 너무 앞섰던 것일까. 연초부터 숨가쁘게 달려왔던 코스피는 이제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했다. 기대감이 후퇴한 만큼 일부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1.79포인트(0.48%) 하락한 2469.7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대 까지 낙폭을 키웠으나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시초가 수준으로 되돌림했다. 개인이 5546억원, 외국인이 520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6262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다. 섬유·의복이 1.67%, 보험이 1.13%로 강세였고 금융업, 건설업, 운수장비, 음식료품도 강보합권에서 마무리됐다. 반면 비금속광물은 4.09% 조정 받았다. 기계, 의약품, 의료정밀, 서비스업 등도 1%대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서는 카카오 (48,600원 ▼500 -1.02%)가 전일 대비 3300원(4.6%) 하락한 6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투자심리가 약해진 가운데 부진한 실적 발표와 에스엠 (78,100원 ▲2,000 +2.63%) 경영권 분쟁 등이 불거지며 주가는 큰 조정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LG화학 (370,500원 ▼8,000 -2.11%)은 1%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0.3% 약보합 마감했다. 반면 전날 낙폭이 컸던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는 반발 매수가 들어오며 2%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2.14포인트(1.55%) 내린 772.44에 마감했다. 개인이 3473억원 순매수했고 외인과 기관은 각각 1057억원, 2222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 (227,500원 ▼1,500 -0.66%)은 이날도 1.5%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8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에스엠은 하이브의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16.4% 상승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8원 오른 126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 동력이 이전보다 약해졌다. 연초만해도 금리 인하와 연착륙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강한 랠리를 보였다. 기대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금리 인하와 연착륙이라는 상승 동력이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라는 걸 깨달은 시장은 그동안의 기대감을 물리기 시작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려면 경기가 심하게 나빠져야 한다. 반대로 경기가 연착륙한다면 미국은 일찍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 점차 연착륙 분위기가 짙어지고 미국이 보다 강하게 긴축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은 빠르게 후퇴했다.

최근 미국의 견조한 고용지표 역시 긴축 완화 기대감을 후퇴시키는 요인이 됐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견고하다는 점은 경기 경착륙 가능성을 낮추지만 인플레이션에는 부정적이다. 연준(연방준비제도) 인사들 역시 고용지표 발표 후 연일 매파적(경기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며 시장의 기대감을 떨어트렸다.

미국의 최종 금리 수준도 이전보다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올 6월 미국 기준금리가 5.25~5.5%로 오를 수 있다는 시각이 35.7%로 1주일 전 1.9%보다 대폭 높아졌다.

반면 4.75~5% 수준에서 멈출 것이란 시각은 1주일 전 55.8%에서 현재 13.8%로 대폭 낮아졌다. 현재 47.3%는 기준금리 전망을 5~5.25%로 본다. 최종금리 상단이 5.5%까지 높아진다면 지금보다 0.75%포인트 더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긴축 부담에 미국의 주요 기술주도 대폭 하락했다.

연초 높아졌던 눈높이를 이제는 조금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발표될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예상치는 6.2%로 12월 6.5%보다는 하락하겠지만 하락 속도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며 "물가 하락 속도에 대한 시장의 전망과 기대가 바뀐다면 올해 금리 고점의 추가 상향조정은 물론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소멸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단기 조정 역시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경제지표 호조는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의 요인이 됐다"며 "단기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 시점에서 조정은 오히려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황 연구원은 "미국 정책금리 상단은 5%, 연말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며 "추가적인 긴축 우려로 주가 조정이 나타나면 트레이딩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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