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2조5718억원,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559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부진한 실적은 이미 예상됐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기는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매출하락과 인건비 등 비용 증가는 분명 주가에 부담 요인이다. 1분기 콘텐츠 업데이트의 부재로 모바일 게임 매출 감소와 인건비 부담 등이 지속돼, 1분기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건비·마케팅비 등 비용 통제가 강화될 예정이지만, 모바일 게임 매출의 하락은 우려스럽다"며 "특히 한 장르에만 집중돼 있어 게이머들의 수요 다변화가 가속화될 경우 빠른 대응이 어려워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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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도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 계획이 잡혀있지 않아 모바일게임 매출은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4분기 프로모션으로 증가했던 PC게임 매출도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가를 트레이딩바이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고,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내렸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가 올해 상반기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대형 신작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TL)'는 다른 게임 제작사와 엔씨소프트를 차별화 하는 요소라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게임 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대형 신작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마케팅 행사가 주요 모멘텀으로 꼽힌다. 게임주의 주가에는 신작 모멘텀 영향이 큰 것으로 여겨지는데, 올해 엔씨소프트는 TL 포함 5종의 신작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TL을 제외한 그 어떤 기대감도 시장 기대치에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며, TL이 2분기에 출시되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의 공백 기간은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주 주가 급락을 감안할 때 신작 모멘텀이 실제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TL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맞지만 TL이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은 크지 않다"며 "매출은 모바일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모바일 매출 감소세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