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분할 발목 잡은 한무쇼핑..."기존 사업 계획 유지"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김민우 기자 2023.02.10 16:08
글자크기
현대백화점그룹CI현대백화점그룹CI


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계획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알짜회사인 한무쇼핑을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회사 밑에 둔 것이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현대백화점은 인적 분할 부결이 회사 전체 경영 전략에 타격을 줄 사안은 아닌 만큼 기존 사업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10일 오전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 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됐다. 약 1.7%포인트 차이로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수 중에서 1578만7252주가 참석했고, 이 중 찬성 주식수는 1024만2986주(64.9%), 반대주식수는 524만4266주(35.1%) 였다.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과반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대백화점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 일부가 반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분할 안에서 알짜회사인 한무쇼핑을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 밑으로 뒀기 때문이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46.3%)과 한국무역협회(33.4%)의 합작법인으로 무역점, 킨텍스점, 충청점, 목동점, 남양주아울렛, 김포아울렛 등 핵심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이 2100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은 공정거래법상 한무쇼핑이 현대백화점 산하에 들어갈 경우 적극적인 M&A(인수합병)과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주주들을 설득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국내 기업 인수시 지분 100%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무쇼핑은 대형 복합쇼핑몰, 프리미엄 아울렛 등 유통 플랫폼과 뷰티, 헬스케어 등 신사업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었다.

다만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현대백화점 지분을 17.09% 보유하고 있어 그룹 지배력이 있는 데다 인적 분할 자체가 전체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현대백화점은 현재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주사 추진은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라는 정부 방침과 저평가된 한무쇼핑의 평가 정상화를 위해 추진했던 것"이라며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그동안 추진해왔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교선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린푸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안이 통과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지에프홀딩스(존속)와 현대그린푸드(신설)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