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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증권형토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각기 다른 그릇에 담긴 음식이란 비유를 들었다. 토큰증권은 본질인 '음식'(증권)이란 점은 변하지 않지만 디지털자산이란 '그릇'(발행형태)에 담겨 있다. 즉, 겉 포장지만 달라졌을 뿐 실체가 있는 자산 또는 수익사업을 기초로 삼는 증권이므로 '증권이 아닌' 디지털자산과 다르게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는다.
가령, 부동산의 경우 대출 없이 소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TO는 부동산 소유자가 부채 없이 부동산 지분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된다"며 "특히 현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부담과 경제적 여건으로 부동산에 투자가 어려운 MZ세대의 투자심리와 여건에 부합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인 아이돌 그룹의 데뷔 프로젝트, 신작 게임 개발처럼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프로젝트와 같은 무형자산도 조각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현 업계 1위 자리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가 차지하고 있다. 자회사 뮤직카우에셋이 창작자로부터 저작권 일부를 사들이면 뮤직카우는 해당 음원 저작권을 1주 단위로 분할해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투자자들은 뮤직카우 플랫폼 안에서 이를 매매하며 차익을 낼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뮤직카우에서 거래되는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에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해 규제 대상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이후 뮤직카우가 사업재편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제재를 면제받았다.
추후 STO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을 분야는 부동산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물 부동산뿐만 아니라 범주를 확장해 부동산 ABS(자산유동화증권), MBS(주택저당증권) STO 등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STO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단일 자산군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동시에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자산이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간접상품 시장(리츠 및 부동산 펀드)과 유동화증권 중 ABS 시장 규모만 합산하더라도 270조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관련 플랫폼으로는 국내 1호 부동산 조각투자업체 '카사코리아'(카사)를 비롯해 '루센트블록', '펀블' 등이 있다. 카사는 특정 부동산을 디지털수익증권(DABS)으로 분할해 거래소에서 상장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한다. 루센트블록은 자체 거래소 '소유'에서 부동산을 수익증권화해 임대수익과 매각 시세 차익을 얻는 구조다. 펀블도 자사 플랫폼에서 부동산 수익증권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증권화토큰 관련 세부 사항이 이번 상반기 안에 확정되고 증권사를 비롯한 주체별 사업 준비가 마무리되면 일반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 뒤부터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가 이뤄지며 증권사 등 각 주체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업을 준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이 토큰증권을 증권사 플랫폼을 통해 매매할 수 있는 것은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