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2', 사진제공=소니픽쳐스코리아
부재중 전화 3통을 남기고 사라진 딸을 찾던 아버지의 디지털 추적극 ‘서치’는 100만 달러도 되지 않는 제작비로 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75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둔 흥행작이다. 러닝타임 전체를 노트북 화면과 휴대전화 화면, 방송 장면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화면으로 채우는 연출 방식으로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치 2’는 이와 같은 포맷이지만 영역을 더욱 확장했다. 실종자가 캘리포니아 주의 도시 산호세에서 실종됐던 딸에서 남자친구와 콜롬비아로 여행을 떠난 엄마로 바뀌며 추적의 지역이 넓어졌고, 추적자가 아버지에서 Z세대 딸이 되면서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매체의 활용 범위와 속도감이 달라졌다.
'서치2', 사진제공=소니픽쳐스코리아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준은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 케빈의 온라인 접속 기록을 뒤지고, 단기 아르바이트 중개서비스 플랫폼 태스크래빗으로 콜롬비아 현지에 시간당 8달러로 움직이는 헬퍼 하비(조아큄 드 알메이다)를 고용한다. 유명 명소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라이브캠, 인스타그램 릴스와 스토리, 메신저 어플 왓츠앱, 구글 위치 기록 서비스와 엄마가 이용하던 소개팅 앱 등 다양한 플랫폼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준의 모습은 탄성을 자아낸다. 뒤에 사람들이 많아지면 키오스크 앞에서도 긴장하는 X세대 및 40대에 접어든 초반 밀레니얼 세대는 영화 중반까지 준의 디지털 기기 활용 속도감에 어질어질할지도 모르겠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나름 인터넷에 능숙했던 전편의 아버지 데이빗(존 조)도 준 앞에서는 두손 두발 들 것 같다.
가족을 잃은 숨가쁜 상황에서도 깨알 같은 유머를 잃지 않았던 전편의 장점은 유효하다. ‘전편을 영화 내에서 활용하는 방식은 현실적인 웃음을 안기고, 미국과 콜롬비아에서 왓츠앱으로 소통하는 준과 하비의 관계도 미소를 머금은 채 바라볼 수 있다. 전편에서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만으로 섬세한 감정을 표출했다면, 이번에는 커서로 폭소를 터트리게 할 장면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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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2', 사진제공=소니픽쳐스코리아
‘서치’에서 감독을 맡았던 아니쉬 차간티가 제작과 각본을 맡고, 전편에서 편집을 맡았던 윌 메릭과 니콜라스 D. 존슨이 연출을 맡은 ‘서치 2’. 형보다 나은 아우까진 아니어도 형과 닮은 재간둥이 아우로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최근 몇몇 개봉작들의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111분의 러닝타임 동안 지루하지 않게 꽉 찬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서치 2’에 큰 점수를 줄 듯 하다. 다만 Z세대 준의 활약 덕에 디지털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지는 부작용은 있을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당장 내 모든 계정의 비밀번호부터 아주 복잡하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 테니까. 2월 2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