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주총 앞두고 유증…"경영권 방어?" 소액주주 반발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02.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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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5일 임시 주총
유증 1건, 2월15일 자금 납입

헬릭스미스가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총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새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증이다. 헬릭스미스에선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 조달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방어 목적의 유증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2021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으며, 작년 말 최대주주가 변경된 뒤 더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헬릭스미스, 주총 앞두고 유증…"경영권 방어?" 소액주주 반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헬릭스미스 (4,260원 ▼150 -3.40%)는 지난 7일 총 2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냈다.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다. 인수자는 모두 카나리아바이오엠이다. 헬릭스미스 측은 "NM301(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신약), VM507(신장질환 신약) 프로젝트 임상시험 단계 진행을 위한 자금조달"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측은 반발했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을 대변하는 이사 3인은 해당 안건을 심의하는 이사회에서 "본 증자가 파이프라인 연구목적 보다는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보여지고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할인 발행을 하는 경우도 드물다"며 "임상 스케줄을 고려할 때 당장 자금조달이 긴급히 필요한 지도 의문"이라고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헬릭스미스 이사 8인 중 불참한 사외이사 차스분트라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를 제외하고 4인이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유증 2건은 실시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소액주주 측이 '경영권 방어 목적' 의혹을 제기한 것은 유증이 결정된 시기 때문이다. 지난 3일 헬릭스미스는 '다음달 15일 임시 주총을 열겠단' 계획을 공시했다. 헬릭스미스 회사와 소액주주들 간 표대결이 벌어졌던 임시 주총이 끝나고 2일 후에 전해진 소식이다. 당시 주총에선 부의된 안건 7개 중 김선영 대표 재선임, 홍순호 후보 및 박성하 후보 사외이사 선임 3개 안건만 통과됐다. 사실상 무승부로, 그만큼 표대결이 치열했단 의미다.



더구나 이번에 결정된 2건의 유증 중 1건은 내달 임시 주총 전인 2월15일 자금 납입이 예정됐다. 헬릭스미스는 임시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가 닫히는 시점을 2월20일로 고지했다. 유증으로 인한 지분 변동이 다음달 임시 주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오는 15일 증자가 끝나면 카나리아바이오엠의 헬릭스미스 지분율은 기존 7.3%에서 2.25%포인트(발행신주/총 발행주식)가 더해져 9.55%가 될 전망이다. 김선영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 6.7%까지 합산하면 지분율은 14%에서 16.25%로 뛴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유증 결정 이후 6개월 이내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보유한 자산 양수도 △카나리아바이오엠을 인수자로 하는 사채 발행도 검토 중이다. 이 역시 소액주주들이 반대하는 부분이다. 소액주주들은 카페 등에서 해당 조건 관련 추가 주주가치 훼손 우려, 유증 대금 회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와 소액주주 간 갈등은 내달 임시 주총에서 또 한번 표면화될 전망이다. 이번에도 이사진 선임을 둘러싼 표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카나리아바이오엠, 소액주주 모두에 놓칠 수 없는 조각이다. 헬릭스미스는 이번에도 카나리아바이오엠 측 인사를 이사 후보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주총에선 김병성 세종메디칼 각자 대표이사를 사내이사 후보로 올린 바 있다. 임시 주총 세부 안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큰 틀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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