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사진 제공=오아시스마켓
유니콘의 대표주자인 쏘카는 IPO(기업공개) 후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부진에 빠졌고,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상장을 무기한 보류했다. 이들에 이어 1조원대 IPO '대어'로 주목받던 이커머스 업체 오아시스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부진한 결과를 내면서 유니콘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
당초 오아시스 상장으로 공모가 상단시 예상 시총 1조2000억원대에 달하는 올해 첫 IPO 대어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공모 밴드 하단의 절반 수준인 가격대도 내민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기관들이 제시한 수요예측 결과가 기업가치를 정확히 반영하지는 않는다. 오아시스보다 높은 지위를 지닌 컬리의 상장철회 이슈도 있었고, 오아시스 공모가를 낮게 유도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어보려는 기관들의 투자전략도 있었다. 공모주식 가운데 30%는 최대주주 지어소프트가 보유한 구주매출이라는 점도 수요예측에 실패한 배경이다.
오아시스가 수요예측에서는 실패했지만 일반공모에서는 이를 만회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IPO 이후 시가총액 규모는 70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기관 신청수량)도 대부분 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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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오아시스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오아시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보는 합리적인 평가는 유니콘 기업들이 제시하는 기업가치가 확실히 비싸다는 것"이라며 "불모지에서 회사를 일군 자신들의 성공경험을 높게 평가하다보니 외부에서 기업가치 할인을 얘기하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아시스의 경우 IPO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공모가가 눈높이보다 조금이라도 높으면 투자자들이 한번에 외면하는 현상이 있을 수 있었는데,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아시스의 수요예측이 부진하자 후속 주자로 거론되는 11번가, SSG닷컴 등 상장후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상장 강행 또는 상장 연기·철회 갈림길 아래 놓였는데 오는 13일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하며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로는 공모가를 조정하더라도 상장을 강행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편 오아시스에 앞서 상장한 미래반도체 (18,360원 ▼240 -1.29%), 오브젠 (12,800원 ▼390 -2.96%), 삼기이브이 (3,010원 ▼35 -1.15%), 스튜디오미르 (4,890원 ▼600 -10.93%) 등은 줄줄이 상장 후 따상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꿈비 (8,560원 ▲180 +2.15%)도 1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 행진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