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무서운 '끈적이는 피'…로수젯·리바로 '블록버스터' 도약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2.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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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무서운 '끈적이는 피'…로수젯·리바로 '블록버스터' 도약


한미약품 (300,000원 ▼6,000 -1.96%)의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이 지난해 매출 1400억원을 넘기며 연매출 2000억원대 국산 최대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큰 의약품)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JW중외제약 (28,750원 ▼1,150 -3.85%)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패밀리(리바로, 리바로젯, 리바로브이)의 매출도 지난해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동안 의약품 시장 전반이 도전에 직면했지만 대표적 만성질환인 고지혈증의 대표 의약품은 약진을 거듭한 셈이다. 양사는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로수젯의 매출은 1049억원, 1232억원, 1403억원으로 계단식 성장했다.

로수젯은 국산 의약품 중 드물게 3년 연속 처방 1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성장세는 꾸준했다. 그동안 로수젯 매출은 꾸준하게 늘었다. 2016년 243억원이던 매출은 2017년 415억원, 2018년 612억원, 2019년 833억원으로 지속 성장했다.



리바로패밀리의 지난해 매출은 1147억원을 기록했다. 2018~2019년 600억원대 였던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708억원을 기록하며 700억원대로 올라섰으며 이듬해인 2021년에도 788억원으로 성장했다.

로수젯과 리바로패밀리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대표적 고지혈증 치료제다. 2015년 출시된 로수젯은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2개 성분으로 구성된 고지혈증 복합제다. 로수젯은 다국적 제약사가 도입해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리바로패밀리는 안전성이 돋보인다. 스타틴 계열 치료제 가운에 당뇨병 유발 위험이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를 확보한데다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병용 금기 의약품 목록에서도 빠졌다.

업계에서는 만성질환의 대명사격인 고지혈증 치료제 군이 코로나19 기간 오히려 성장폭을 키웠다는 점에 주목한다. 평생 관리해야 하는 해당 질환 특성 상 잘 키운 제품군이 있으면 감염병 등 외부 변수가 있어도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해석이다. 고지혈증 자체는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다른 치명적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도 치료제를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의료계에서는 국내에서 지속 증가하는 뇌출혈 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고지혈증을 꼽는다.


효과와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온다는 점도 로수젯과 리바로패밀리 약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주로 처방된 고용량의 스타틴 단일제보다 중강도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투여가 더 유용하다는 연구가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란셋'에 등재됐는데 해당 연구에서 한미약품 로수젯이 핵심 약제로 사용됐다. 리바로는 한국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임상에서 당뇨병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학'에 등재됐다.

로수젯과 리바로패밀리 약진은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이 나란히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발판이 됐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70억원으로 25.2% 늘었다. JW중외제약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844억원, 644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106.6%씩 증가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이러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순차입 기준 무차입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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