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암수술 3번, 기저귀 차고 훈련장 나가…피 새더라"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3.02.0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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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국내 야구계에서 '야신'(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81)이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8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는 김성근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해 MC 유재석, 조세호와 만났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2646경기에서 1384승을 거둔,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장으로 유명하다. 그는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등 7개 구단의 감독을 역임했다.



유재석은 최근 김 감독이 출연 결정을 내린 예능 '최강야구'에 대해 물었다. 김성근은 "한 일주일 정도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며 "근데 TV로 시합하는 걸 보니 진지하게 임하더라. 그때 해볼까 싶어 출연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강야구에 출연하는 은퇴 선수들에 대해 "돈(출연료)을 받는다는 건 프로라는 것"이라며 '프로'답게 임하라고 질책한 일화를 들었다.

/사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성근 감독은 자신보다 먼저 최강야구를 이끌었던 이승엽 감독에 대해 "(이승엽이) 우리집 앞에 있는 빌딩을 샀다"고 폭로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자신은 재일교포 출신이라고 밝힌 김 감독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며 "재주는 없었다. 100m 달리기를 뛰면 17초가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새벽 우유 배달에 나섰는데, 이때 달리기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우유 배달 때 달리기를 하며 초를 쟀다"며 "부족함을 채워야겠다는 신념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가족들이 영구 귀화를 반대한 일화도 털어놨다. 그는 "(대한민국으로) 영구 귀화를 결정할 때 가족들 반대가 심했다"며 "당시에는 한국과 일본이 국교가 안 됐을 때다. 그 반대를 무릅쓰고 김포공항에 내리면서 '대한민국 최고가 돼 책임을 지자'라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사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성근 감독은 3번의 암 수술 경험도 전했다. 그는 구체적 병명은 알리지 않았으나 "암 수술만 3번을 했다"며 "수술 후 기저귀를 차고 훈련장에 나갔다. 근데 피가 새어 나와 (기저귀를 채워) 나중에는 무거워서 움직일 수가 없더라"고 했다. 그는 "(무슨 일을 할 때) 그만큼 생사를 걸어야 한다"며 "내가 편하게 지내려면 리더는 못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끝으로 김 감독은 "나에게 야구란 심장이랑 똑같다"며 "심장이란 어디에서든 생명선이다. 야구가 있어서 내 하루가 좋다"고 했다. 이어 "야구 때문에 책도 보고, 야구할 땐 시간이 칼처럼 흐른다"며 "인생에서 제일 즐거운 길이 야구장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부연했다.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하겠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다시 태어나기보다 (지금의) 야구 인생을 연장하고 싶다"며 "내 야구 인생은 100점 만점에 70점이다. 야구는 계속 변하고, 해도 해도 또 야구가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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