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본사/사진제공=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오는 9일 이사회 보고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 설립의 닻을 올린다고 8일 밝혔다. 금융지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첫번째, 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에 이은 두 번째 사례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설립 추진 배경에 대해 현재 생명보험사 중심의 지배구조로는 그룹의 장기성장전략 수립·추진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은 위기와 기회가 혼재하는 복합 불확실성 환경하에서 장기적 관점의 그룹 성장전략 수립 및 추진이 가능한 새로운 기업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다만, 교보생명은 1대 주주와 2대 주주가 분쟁을 겪고 있는 점이 지주사 전환에 영향을 줄 변수다. 1대 주주 신창재 회장과 2대 주주 FI(재무적투자자) 어피너티컴소시엄(이하 어피니티)은 풋옵션 관련 분쟁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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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너티는 2018년 10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주당 40만9912원에 사달라고 요구했다. 매입원가 24만5000원의 두 배 가까운 가격이다.
신 회장이 이를 거절하자 어피너티는 ICC(국제상업회의소)에 중재를 신청했고, 교보생명은 어피너티와 기업가치 평가를 수행한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너티 관계자들을 검찰에 형사 고발하며 맞대응 했다. 국내 형사재편과 국제중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지주사 전환이 분쟁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 어피너티가 납득할만한 가격에 지분을 넘길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