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 이수만 등판하자 SM 주가 '훨훨'…"경영권 분쟁 긍정적"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3.02.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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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 이수만 등판하자 SM 주가 '훨훨'…"경영권 분쟁 긍정적"


카카오가 에스엠 (87,800원 ▲2,400 +2.81%)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로 오르면서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증권 업계는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을 예상하는 한편, 입지가 좁아진 이 프로듀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일 에스엠은 카카오 (53,700원 ▼700 -1.29%)를 대상으로 21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카카오는 지분 9.05%를 취득해 2대 주주에 오르고, 최대 주주인 이 프로듀서의 지분율은 18.45%에서 16.78%로 낮아진다.

이 프로듀서는 카카오의 투자가 상법과 정관을 위반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유상증자 취소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이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스엠은 정관상 긴급 자금 조달 및 사업확장, 전략적 제휴,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로 신주 발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글로벌 진출을 함께 하기로 한 카카오로부터 투자유치가 정관상 필요요건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3월 6일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3월 말로 예정된 에스엠 정기주주총회에서 카카오가 이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 주도하는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주주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거버넌스 개선과 안정적인 음악 제작 체제를 통한 이익 및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경영진 측의 승리가 필요하다"며 "시너지 효과가 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익 개선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프로듀서가 제기하는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프로듀서와 얼라인 모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율을 갖지 못한 만큼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하정 연구원은 "장기적인 주주가치 기준으로 현재 주가는 지켜봐야 하는 구간이지만 경영권 분쟁에 따라 높은 변동성 속에서 단기 주가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목표주가 12만원을 제시했다. 에스엠의 전일 종가는 9만100원이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M&A(인수합병) 모멘텀은 매각 상대방이 확정되거나 지분 경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가처분이 용인되면 지분 경쟁으로 인한 주가 슈팅이 나올 수 있고, 용인되지 않을 경우 카카오 혹은 제3자향 매각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카카오의 투자 결정으로 이 프로듀서의 선택권이 좁아졌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에스엠과 카카오는 모두 긍정적, 이수만은 제한된 시간과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도 쉽지 않은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CJENM이나 현 경영진의 사업적 파트너가 된 카카오로 매각 가능성도 낮아졌다"며 "잠재적 매수자의 후보군마저 좁혀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는 그동안 회사의 성과를 주주 및 임직원들과 나누지 않았던 것이, 그리고 충분히 고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수많은 골든 타임을 놓쳤던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11시40분 현재 에스엠의 주가는 전일대비 3.5% 오른 9만3300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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