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성 발언에서 '비둘기' 찾은 증시… 외국인 돌아온 코스피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2.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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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신화=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신화=뉴시스


미국의 견조한 고용지표에 위축됐던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오며 코스피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이사회 의장의 전일 발언 중 비둘기적 내용에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경제클럽 행사 중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 시작했지만 (목표치인 2%대에 도달하는 것은) 긴 과정이 될 것"이라며 "경제 데이터가 (예상만큼) 협조적이지 않다면 금리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견조한 것으로 나온 고용 지표나 물가 지표 등을 고려해 금리 최종 인상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성 발언이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CNBC 방송에 출연해 1월 고용보고서의 견조함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속돼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 인상 고점에 대한 의견을 5.4%로 유지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보다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과정인 디스인플레이션이 초기 단계에서 시작됐고, 그건 경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상품 부문에 집중됐다"라고 발언한 데 집중했다. 인플레이션 완화를 파월 의장이 인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이다가 반등했다. 7일(현지 시각)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9%(226.34포인트) 상승한 1만2113.79으로 마감하며 12000선을 넘어섰다. S&P500 지수도 1.29%(52.96포인트) 오른 4164.0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는 265.83포인트(0.78%) 상승한 3만4156.85에 마감했다.

한국 증시도 달러화의 약세에 반응한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며 상승 중이다. 8일 오전 10시5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15포인트(1.15%) 오른 2479.86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259억원 순매수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49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원 내린 1255.1원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하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거래일 간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6일에 3102억원, 7일에는 553억원 순매도 했다. 이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가 견조한 고용 지표를 발표하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투자심리는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5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예상치인 18만7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최종 금리 인상 수준이 시장의 예상을 조금 벗어나 더 높아지더라도 긴축 기조 자체가 더 강화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을 내리고 있는 만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금리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당분간 데이터가 충분히 확인될 때까지는 주요 인사의 발언, 지표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월 소비자물가는 가중치가 변경되는 등 여러 노이즈가 작용하겠지만, 주거 제외 서비스물가의 상승세가 확인된다면 시장은 3월에 발표될 2023년 점도표는 지난 12월(5.125%)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기 시작할 것이고,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도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블룸버그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상 미국 헤드라인 CPI(전년 동기 대비)가 1분기 5.6%, 2분기 3.8%, 3분기 3.1%, 4분기 2.9%로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 시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가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당분간 매크로 지표에 따라 수시로 분위기가 변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그 과정에서 매크로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대형주들의 주가 상단이 제약될 수 있음에 대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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