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지지받아야 '패싱'없다"…전경련, 버핏 점심식사로 '부활'꿈꾼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3.02.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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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을 전경련 회장후보추천위원장 겸 미래발전위원장에 선임했다. 사진은 선임장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을 전경련 회장후보추천위원장 겸 미래발전위원장에 선임했다. 사진은 선임장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재계 맏형'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심기일전한다. 쇄신을 위해 내놓은 첫번째 키워드는 '국민 소통'이다. 문재인 정부 때 '패싱'당하며 축소됐던 위세를 제대로 회복하기 위해선 설립 취지인 '경세제민'을 되새겨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전경련 미래발전위원회(미래위)가 중장기 발전안인 '뉴 웨이(New way)' 구상을 7일 첫 공개했다. 키워드는 국민소통과 미래선도, 글로벌 도약이다. 그 가운데서도 미래위는 국민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공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경련 회장단 등 대기업 회장과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등 전문경영인, 스타트업 창업자 등 3인의 기업인과 MZ세대 30명이 함께 식사하며 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점심값이 아니라 재능기부계획을 제출하고, 이를 3개월 내 실천하면 된다.



전경련 미래위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사임 의지를 밝힌 후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이 회장 후보 추천위원장 겸 미래발전위원장을 맡으며 지난달 출범했다. 오는 23일 정기총회에서 새롭게 뽑힐 신임 회장과 함께 전경련의 장기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탄생했다. 미래선도와 글로벌 도약 실행을 위한 프로젝트는 정기총회 때 공개한다.

미래위가 가장 먼저, 또 제일 중요한 것으로 '국민소통'을 꼽은 것은 국정농단 이후 입혀진 부정적 이미지를 제대로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미래위는 "국민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전경련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발전과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전경련/사진제공=전경련
전경련은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들어서면서 부활을 위해 애써왔다. 지난해 3월 대선 직후 부터 정부, 여당과 접점을 넓히면서 재계와 정부 간 채널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경제단체장과 오찬 회동을 마련하고, 한일재계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과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대표단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며 전경련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듯 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11월 초 전경련이 윤 대통령 취임사 키워드인 자유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는데, 참석 예정이었던 윤 대통령이 갑자기 불참했다. 또 바로 다음달인 12월엔 윤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5개 경제단체장(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저녁 식사를 하며 허 회장을 초청하지 않았다. 지난달 UAE(아랍에미리트)와 다보스포럼 순방에 윤 대통령과 함께한 경제사절단에도 전경련은 빠졌다.

또 한번 드리운 '패싱'위기에 전경련이 바빠졌고, 결국 상향식 접근이 아니라 하향식 접근법을 채택했다. 송재형 전경련 미래발전 TF(태스크포스) 팀장은 "전경련 정관도 국민경제 발전을 중요 목적으로 삼고 있는만큼, 소통을 하면서 경세제민이란 설립 취지를 실천하겠단 의미"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들로부터 (전경련이) 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경제단체로서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에 부응해야겠단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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