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냐 비둘기냐…파월 입만 바라보는 시장, 이제는 실적이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2.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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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시장이 파월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 세운다. 연초 증시를 이끌었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그의 한 마디에 더 부각될 수도,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증시는 파월의 발언에 주목하며 관망하는 흐름을 보였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3.52포인트(0.55%) 오른 2451.71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였으나 실적 개선주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3268억원 어치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602억원, 기관은 2736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1.19%, 서비스업 1.37%로 강세였다. 제조업, 의약품, 화학, 비금속광물 등은 1%대 이하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401,500원 ▼7,500 -1.83%)이 3.2%, LG화학 (440,000원 ▼4,000 -0.90%)은 3.5% 상승했다. 카카오 (54,400원 ▼400 -0.73%)는 이날 에스엠 (85,400원 ▼3,000 -3.39%)(SM) 엔터테인먼트 지분 9.05% 취득으로 2대 주주에 올라선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4.29% 올랐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는 0.4%,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는 1.9% 상승 마감했다.

일부 실적 개선주를 제외하고 시장은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었다. 시장의 관심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입으로 쏠린다. 그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8일 새벽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지난 1일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파월 의장은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을 언급하며 시장의 기대를 높였다. 연준의 목표대로 물가 수준이 낮아지면 금리 인상을 조기에 중단하고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우려는 높아졌다. 고용이 탄탄할수록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리 인하 필요성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6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너무 낮아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낮췄다. 라파엘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1월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를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발언했다.

파월이 8일 연설에서 시장의 기대감을 꺾기 위한 강도 높은 매파적 발언에 나설 경우 시장은 한 번 더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금리 조기 동결 및 하반기 인하 기대감은 후퇴하는 모습"이라며 "이번 연설에서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 여부에 따라 시장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가 아니면 실적 개선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다. 주가는 이익과 유동성이 크게 좌우한다. 유동성 증가(금리 인하)가 없다면 실적 개선 여부가 향후 주가의 방향키가 될 수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의 바닥 사이클이 조금 빨라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침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이익 반등 시기는 1분기로 앞당겨 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역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 위주로 집중 매수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도에도 전기·전자 업종은 97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 역시 반도체와 IT, 화학 업종 위주로 순매수했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2차전지 기업의 실적 호조로 관련주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미국 금리 상승과 기술주 부진 환경에도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대형주는 지정학 갈등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2차전지 업종에 외국인 수급이 집중되며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1.46포인트(1.51%) 오른 772.79로 마감했다. 개인은 3125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88억원, 552억원을 담았다.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에코프로 (658,000원 ▼16,000 -2.37%)가 13.4%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 (277,500원 ▼10,000 -3.48%) 역시 2.6% 올랐다. 올해 견조한 2차전지 업황으로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5원 오른 1255.3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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