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한상민 대표 "니켈사업 채산성 · 수행능력 충분"

머니투데이 조영갑 기자 2023.02.0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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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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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고통을 수반한다. 오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일은 외부변인과 내부저항이라는 '이중고'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두터운 업력을 자랑하는 회사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1964년 설립돼 연강선재 부문에서 국내 톱티어 지위를 다져온 제이스코홀딩스 (1,230원 ▼19 -1.52%)(옛 제일제강공업)는 현재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최근 2차전지용 니켈(Ni) 원물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회사의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제이스코홀딩스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한상민 대표(사진)는 "2차전지용 니켈 사업 진출 선언 이후 시장과 주주들의 우려감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치열한 내부 토론과 외부 검증을 거쳐 필리핀 니켈 원물 광산 사업이 시장성과 사업성이 충분하며, 제이스코홀딩스가 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른바 '투자의 적절성'에 대해 장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수백억원이 투입될 수 있는데, 투자가치가 충분하느냐는 우려에 대한 답이다. 그는 "각국이 전기차 원재료를 전략물자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경제적으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달 필리핀 민다나오섬 수리가오 지역을 대상으로 니켈 원물 채굴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현지법인(JSCO PH CORP)을 설립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약 50억원을 투입해 95% 지분을 취득하고, 종속법인 출자 방식으로 채굴회사 EVM(EV Mining & Development)와 합자회사(JV)를 구성했다. 필리핀 당국의 인허가 및 탐사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생산에 나선다.

한 대표는 "글로벌 큰 손인 중국 니켈 제련사들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니켈원물을 수급했으나 니켈 원물 반출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 내 정책이 선회하면서 필리핀 니켈 광산의 채산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현지 광산국이 선별해 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지역(수리가오) 내 지질의 니켈 함유량이 톤당 1.3~2.0% 수준으로 일정하게 조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니켈 원물의 생산에 착수할 경우 제이스코홀딩스가 추산하는 연 생산량은 약 1000만 톤(t) 수준이다. 핵심 이슈는 매장량보다 조업능력이다. 한 대표는 "지질탐사 전문업체의 검증을 거쳤고, 해당 지역에 이미 일본 스미토모(Sumitomo) 상사를 비롯해 7개의 기업이 니켈 원물 채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장량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제이스코홀딩스가 제시한 예상치는 한 달 약 22일 기준, 25톤 트럭 300대를 투입한 조업량(5회 회전)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섬 지역이라 바다가 면해 있고, 원물을 이송할 포트(항만)가 약 3km 이내인 것도 매력적인 조업 조건이다. 대규모 천착, 천공이 필요한 광산이 아니라 노천 지질 내 니켈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노천광산'인 점도 생산원가 관리에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이미 기초 운송시설이 조성돼 있고, 생산 원가율도 낮은 편이라 수익성이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제이스코홀딩스에 따르면 노무비 및 경비 10%를 비롯해 일종의 지자체 광산 임대료 10% 등 총 20% 수준이 고정 생산비용이다.

중국 또는 일본의 니켈제련 업체로 원물을 운송해 고함량 니켈 원재료로 가공, 국내 배터리 3사 등에 공급되는 구조다. 지질탐사 업체에 따르면 해당 채굴 지역의 니켈 원물의 매장량이 5억 톤 가량에 이르고, 최장 50년 간의 사업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이스코홀딩스 입장에서는 채산성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한 대표는 "1차 투자로 현지에 약 50억원 가량이 투입됐고, 인허가 및 생산 마일스톤(달성량)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후속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면서 "광산 지분에 대한 자산재평가(리밸류에이션)을 통해 해당 사업에 대한 가치를 재차 인정 받고, 니켈 채굴의 사업권과 총판권 역시 인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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