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제이스코홀딩스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한상민 제이스코홀딩스 대표는 "기존 주력사업인 연강선재 부문의 안정성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시장 확대의 한계가 있는 만큼 올해 2차전지용 니켈 원재료 사업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국내 연강선재(못, 철사, 철망의 소재) 분야의 과점 사업자다. 본 사업의 노하우를 토대로 올해 니켈 신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이스코홀딩스가 확보한 필리핀 원광 지대는 민다나오섬 수리가오 지역이다. 이미 일대에 7곳의 글로벌 기업들이 니켈 및 희토류 광물을 채취하고 있는 일종의 원광 클러스터다. 일본 최대의 무역상사 스미토모(Sumitomo)상사가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채굴 작업을 진행할 만큼 원광의 채산성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된다.
현지 지질탐사 작업을 수행한 전문업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탐사 해당 지역은 니켈의 광상 모암이 풍부하게 조성된 희토류 지반 지역이다. 해당 업체는 국내 굴지의 지질탐사 전문 업체로, 제이스코홀딩스의 용역을 받아 해당 지역의 예비조사를 수행했다.
업체는 보고서에서 "기존 광업권 설정 지역을 포함해 광업권 미설정 지역을 중심으로 니켈 라테라이트 광화대의 존재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광상 모암인 디나가트(Dinagat)섬 오피올라이트(상부맨틀과 해양지각의 파편)는 현재 투자를 검토 중인 광구에 넓게 분포하며 남측으로 연장돼 발달됐다"고 밝혔다. 심화 탐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니켈의 매장은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해당 지역의 니켈의 부존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제이스코홀딩스는 채굴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우선 JSCO PH를 중심으로 EP(탐사권)을 획득하고, 관계사가 될 EVM를 통해 다양한 예비 광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해당 지역 지반의 니켈 함유량이 통상 1.3~2.0% 수준인데, 예비 광구 탐사를 통해 수율이 가장 뛰어난 곳부터 채굴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를 기준으로 하면 약 1000kg의 지질을 채굴했을 때 약 20kg의 니켈 원재료가 생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제이스코홀딩스는 EVM에 추가로 유동성을 투입해 해당 광구에서 채굴하는 니켈 원재료에 대한 사업권, 총판권도 인수한다. 이를 위해 제이스코홀딩스는 자기자본 동원, 메자닌 발행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굴 이후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라테라이트 니켈 광상의 수직 분포(사진제공=제이스코홀딩스)
시장 일각에서 우려하는 채굴 초기 투자비용의 부담 역시 낮다는 입장이다. 갱도를 파 시추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표면에 폭넓게 조성돼 있는 지질, 암석 등을 직접 채굴하는 방식이라 비용이 낮다는 이야기다. 이미 글로벌 회사들이 조성한 싱글포트(간이항만) 시설이 갖춰져 있어 물류 부담이 적고, 현지의 용역 및 노임이 높지 않은 것도 사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매력포인트'다.
제이스코홀딩스 측은 "매장량과 해당 지역의 니켈 사업성에 대해서는 이미 전문업체를 통해 검증됐다"면서 "올해 필리핀 MGB(광산지질국)의 허가를 획득하고, 내년 상반기 본사업에 돌입하면 중국 굴지의 니켈 제련업체 등으로 수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켈 원물을 중국 및 해외 제련업체로 수출하면, 국내 3사 배터리 업체 및 협력사로 가공 니켈이 공급되는 구조다. 엔드유저는 결국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이 될 전망이다.
제이스코홀딩스가 예상하는 조업량은 연산 1000만 톤(t) 가량이다. 현실화되면 글로벌 니켈 시장에 주요 마이닝(minning) 업체로 명함을 내밀 수 있다. 한 대표는 "주요 배터리 메이커가 전기적 용량을 높이기 위해 하이니켈 양극재를 채택하고 있는데, 제이스코홀딩스는 이 밸류체인 안에서 원재료를 소싱하는 첫 단추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