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카드 뉴스롬.
국내 다른 주요 카드사들도 곧바로 애플페이 제휴에 동참할 전망이다. 애플 브랜드를 내세워 보다 트렌디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현대카드를 두고만 볼 수 없고, 애플페이가 카드업계 점유율 경쟁의 변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카드사 간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사 만큼이나 점유율에 민감하고, 과거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을'의 신세를 체감한 이통업계의 관전평이다.
국내 이통시장을 독과점하며 '슈퍼 갑' 지위를 누렸던 3사는 애플을 만나 철저한 을 신세가 됐다. 애플의 무기는 간단했다. 국내 아이폰 출시 시점을 늦추거나 공급 물량을 줄이는 것만으로 이통3사를 쥐락펴락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란 대체제가 확고한 한국이지만, 이통3사는 30% 안팎의 확고한 점유율과 충성도 높은 고객을 앞세운 애플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애플페이 도입 과정에서도 비용 떠넘기기 가능성이 거론된다. NFC(근거리 무선통신) 단말기 보급이 핵심이다. 국내에선 마그네틱 카드를 긁는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카드를 꽂는 IC칩 방식의 단말기가 대세인 반면 애플페이의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수준이다. 단말기 확대 보급이 절실하지만 "애플은 제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게 이통사들의 경험칙이다. 카드사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에선 건당 0.15%인 애플페이 이용 수수료가 국내 카드사에선 더 비싸질 수 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의 금융당국 유권해석 과정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음에도, 수개월 정도에 그칠 '1호 제휴사'를 위해 이미 수백억원을 쏟아부었다는 풍문도 있다. 카드사가 제 주머니를 터는 건 자유지만, 이런 비용이 머지 않아 카드 이용자에게 전가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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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는 물론 어떤 새로운 플랫폼이라도 애써 막을 필요는 없다. 글로벌 결제시장의 흐름을 반영하고, 다양한 결제수단을 원하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서라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저마다 애플의 '을'을 자처하지 말고,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 할 말은 하는 '파트너'로 기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