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집 무너진다"…튀르키예 대지진, 1년전 경고했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3.02.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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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앙카라 중동공대 지난해 3월 가지안테프 일대 지진 예측
당시 벽돌 건물 인접, 내진 설계 등으로 지진나면 막심한 피해 전망
현재 건물 붕괴 등으로 구조 어려움, 전문가들 "몇 주간 지진 계속"

튀르키예 남부 아다나에서 주민들이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새벽에 발생한 지진과 여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의 사망자 숫자는 늘어가고 있다. / 사진=뉴시스튀르키예 남부 아다나에서 주민들이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새벽에 발생한 지진과 여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의 사망자 숫자는 늘어가고 있다. / 사진=뉴시스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 일대에서 규모 7.8의 지진 등으로 사망자가 400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과학자들은 지난해 3월 같은 지역에서 지진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예측했다. 당시 가지안테프 지역의 건물이 벽돌로 인접 건설돼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건물 붕괴 등으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이미 1년 전 연구를 통해 예견된 것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대다수 지역이 '북 아나톨리아 단층'과 '동 아나톨리아 단층' 사이에 위치해 지진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이처는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튀르키예 남부 지역은 벽돌과 저층 콘크리트 구조로 지진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분석을 인용했다.



튀르키예 현지에서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는 모습. / 영상=튀르키예 URFA TV튀르키예 현지에서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는 모습. / 영상=튀르키예 URFA TV
네이처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아르주 아슬란 켈람(Arzu Arslan Kelam) 튀르키예 앙카라 중동공대 토양역학 및 지진공학과 박사 연구팀은 이미 지진 피해를 예측했다. 당시 연구팀은 가지안테프 일대의 잠재적 지진 위험과 손실 평가를 연구했다. 인근 활성 단층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모 6.5 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했다.

그 결과 북 아나톨리아 단층과 동 아나톨리아 단층이 근접해 가지안테프 인근에 지진이 일어나면 매우 취약하다고 전망됐다. 건물이 서로 인접해 있고, 내진 설계 등이 취약해 지진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지역 건물들은 대체로 2000년 이전에 건설돼 취약성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마땅한 대비책이 없는 상황에서 막심한 지진 피해를 입었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는 물론 시리아 피해도 막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로터리(David Rothery) 영국 오픈대 행성 및 지질과학과 교수는 "시리아는 전쟁 이후 건물을 재건했지만 낮은 품질의 재료나 사용 가능한 모든 재료를 사용했다"며 "아직 원인을 알아내진 못했지만 시리아의 건물은 더 쉽게 무너졌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질과학자들은 향후 몇 주간 튀르키예 지역에서 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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