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랙 쿨리뷰] 빈지노, '트리피'에 담은 정규 2집 힌트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3.02.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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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ANA/사진=BANA


래퍼 빈지노는 '쇼미더머니' 시리즈에 출연하지 않고도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사로잡은 래퍼 중 한 명이다. 첫 EP '24:26'에서는 청춘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 공감을 받았고 두 번째 EP 'Up All Night'에서는 자신감 넘치고 예술을 사랑하는 본인의 모습을 투영한 앨범을 만들었다. 첫 정규 '12'는 시간이라는 큰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프로듀서 시미 트와이스와 함께한 그룹 재지팩트로는 세련된 재즈 힙합을 선보였으며 도끼, 더콰이엇과 결성한 일리네어 레코즈 컴필레이션 앨범 '11:11'에서는 머니 스웨그의 정수를 보여줬다.

많은 래퍼들이 그러하듯 빈지노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앨범에 담아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눈을 감고 들으면 이미지가 선명하게 그려지는 빈지노의 가사 스타일로 인해 빈지노의 앨범을 듣고 있으면 그의 사진첩을 몰래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다만 이 모든 앨범은 2017년 이전의 이야기다. 2017년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치고 2019년 전역한 빈지노는 이후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없다. 오랜 시간이 흐르며 빈지노를 둘러싼 상황도 많이 변했다. 도끼, 더 콰이엇과 함께 만들었던 일리네어는 해체했으며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빈지노 역시 BANA로 소속사를 옮겼다. 대신 빈지노의 곁에는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배우자도 생겼다. 이렇게 여러 변화를 겪은 빈지노가 새 앨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많은 팬들이 관심을 보였다.

'트리피' 커버 /사진 =BANA'트리피' 커버 /사진 =BANA


지난달 30일 공개된 새 싱글 '트리피'(Trippy)는 빈지노의 새 앨범에 담긴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곡이다. '트리피'의 빈지노는 우리가 앞서 알던 빈지노와 같으면서도 다르다. 빈지노 특유의 플로우는 여전히 귓가를 사로잡는다. 적당히 몽롱한 비트와 빈지노의 생각이 담긴 가사 역시 곱씹을수록 그 매력을 더한다. 다만 빈지노의 시그니처와도 같았던 보이스 톤은 많이 희석됐다. 이 희석된 보이스가 '트리피'에서 한정된 것인지 아니면 앨범 전체적으로 이러한 톤을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앨범이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빈지노의 정규 2집에 대한 '떡밥'은 약 2년 전부터 등장했다. 2021년 현 소속사 BANA와 계약한 빈지노는 정규 2집의 타이틀이 'NOWITZKI(노비츠키)'임을 알리며 데모곡 'Monet '를 공개했다. 또다른 데모곡 'SODA'와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신곡 'PUT IT DOWN' 등은 '노비츠키'에 대한 힌트를 조금씩 제공했다.

스웨덴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앨범 작업에 몰두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기다리던 정규 앨범 발매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팬들은 '이번에도 속는다'며 앨범 작업 중이라는 빈지노의 말을 믿고 기다렸다. 마침내 음원사이트에 정식으로 새 앨범 수록곡이 등록되며 팬들의 오랜 기다림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는 약 7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하는 빈지노는 어떤 이야기를 들고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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