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외부 활동수당, 기부 받아 부적절 사용?…과학기관 감사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3.02.06 16:29
글자크기

과기정통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감사 착수
강의·평가 등 외부활동 사례금 중 일부 자율적 기부토록
기부금으로 감사서 적발됐던 '부적정 회의비' 환수 시도
다만 기부금 중 일부는 경비 격려금, 지역 성금 등으로 써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전경. / 사진제공=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전경. / 사진제공=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직원의 외부 활동수당 중 일부를 기부금으로 조성해 이를 부적정 회의 환수비 등으로 활용한 사안에 대해 강제성과 위법성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6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감사담당관은 지난달 30일부터 KIRD를 대상으로 실지조사에 들어갔다. 과기정통부 감사담당관은 "현직 원장과 관련된 민원 제보와 의혹 제기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며 "현재 기초조사 중이며 이달 내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처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IRD는 과학기술인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이다. 앞서 KIRD는 2020년 7월 나눔문화 조성계획 일환으로, 직원들의 외부활동(자문·강의·평가)을 통해 얻는 사례금 중 일부를 자율 기부하도록 했다. 1년 6개월여간 조성된 기부액은 113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부금 일부가 2021년 기관 종합감사에서 적발된 '부적정 집행 회의비'를 환수하는데 쓰여 내부 논란이 일었다. 상위기관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KIRD 감사에서 회의비 325여만원이 부적정하게 집행됐다며 환수 조치를 지시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KIRD는 '부적정 회의비' 환수에 사내 기부금을 쓰려다가 지난해 이같은 사실이 감사에서 재차 적발됐다.

KIRD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부금 조성자와 부적정 집행의 책임자가 모두 보직자 중심인 것을 고려해 주요 보직자 간 협의를 통해 기부금 활용을 결정했다"며 "부적정 집행 회의비는 당시 관계자를 대상으로 개인별 환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부금은 기부자들에게 기여율에 비례해 환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사내 기부금은 부적정 회의비 환수에도 쓰였지만, 시설·미화·경비 등 공무직원 33명에 격려금 330만원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200만원과 KIRD 체육대회 당시 전직원 의류 구매비 등으로도 쓰였다.


KIRD는 박귀찬 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재해 복구에 800만원을 기부하는 등 나눔문화 확산에 힘썼다며 기부금은 강제 모금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기부금 사용처 중 부적정 회의비 환수에 쓰인 기부금은 기부자 기여율에 비례해 환급한다는 방침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