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에도...글로벌 매출, 사상 최고치 찍었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3.02.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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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에도...글로벌 매출, 사상 최고치 찍었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매출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급격히 악화됐지만 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6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은 5735억달러(715조6133억원)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21년(5559억달러)보다 3.2% 증가한 규모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고 반도체 재고가 늘어나면서 하반기 매출은 다소 부진했다. 4분기 전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은 1302억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7%, 직전 분기보다 7.7% 줄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TSMC, 키옥시아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부터 줄줄이 대규모 투자 축소와 감산 계획을 밝혔다. SIA가 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매출 규모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가 지난해 11월 말쯤 예측했던 5801억달러보다도 줄어들었다. SIA는 WSTS의 월별 글로벌 반도체 산업 매출 통계를 인용한다.

그러나 업계는 반도체 산업이 지난해 하반기 단기적으로 불황을 겪었을 뿐, 장기 전망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본다. 4차 산업혁명 DX(디지털전환)에 따른 5G(5세대)이동통신, AI(인공지능), 전장산업 등 첨단산업이 모두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는만큼 반도체 채용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매출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 역시 이같은 성장성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SIA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거시 경제 상황의 영향으로 상당한 기복을 겪었다"면서도 "단기 판매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시장에 대한 장기전망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AI반도체는 최근 대화형 챗봇 AI인 '챗GPT'신드롬 영향으로 반도체 업계를 침체에서 끌어올릴 신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AI반도체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선 막대한 용량의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선 고용량·고성능 메모리반도체가 필요하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AI 기술에 기반한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해선 대량 연산이 가능한 고성능 프로세스와 이를 지원하는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조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역시 1일 컨퍼런스콜에서 "언어 모델의 확장성, 대중을 상대로 한 인공지능 상용화라는 점에서 파급성이 크다"며 "메모리반도체 시장 관점에서 중장기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0년 220억달러 규모에서 올해 553억달러로 2배 이상 커지고, 2026년엔 861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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