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반도체·배터리 소재 비중 커진다..."추가 M&A 고심"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2.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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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반도체·배터리 소재 비중 커진다..."추가 M&A 고심"


SKC가 배터리·반도체 소재 등 신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몸집을 키웠으나, 주요 제품군의 수요 하락으로 수익성이 전년의 절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SKC는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한 소재사업을 강화하면서 탈(脫)탄소 기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SKC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1389억원, 영업이익 2203억원 등을 기록했다고 6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38.6%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45.1% 감소했다.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중심의 미래 성장사업 분야에서 전년보다 매출·영업이익을 확대했다.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매출 8101억원, 영업이익 986억원 등을 기록했다. 최신 스마트팩토리 설비를 갖춘 정읍6공장 가동으로 생산·판매량이 확대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SK넥실리스는 올해 말레이시아 공장을 준공하고,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중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해 외형·수익성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

SK엔펄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소재사업은 매출 5982억원, 영업이익 288억원 등을 나타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침체 속에서도 CMP패드 등 고수익 제품 판매를 늘린 게 주효했다. 지난해 고부가 제품의 매출 비중은 36%로, 전년(21%)보다 15%p 확대됐다. SKC는 올해도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 건설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SKC의 소재사업 강화는 올해도 계속된다. 실적발표와 함께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최두환 SKC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SK피유코어 대표는 "미국에서 이차전지 소재 기술확보를, 일본에서 반도체 소재사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름사업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것"이라면서 "몇몇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영업이익 하락의 주범은 SK피아이씨글로벌, SK피유코어를 중심으로 한 화학 부문이었다. 매출은 1조70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4.7%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1409억원에 그쳤다. 2021년 SK피아이씨글로벌 홀로 33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SK피유코어까지 합류한 지난해에는 전체적인 수익성이 크게 줄었다.

원인은 시황부진이었다. 폴리우레탄(PU) 산업 기초원료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마진율이 크게 후퇴했다. 다른 제품들도 공급과잉, 수요감소 등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SKC는 올해도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장기 공급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시황 개선에 따른 수익성 제고를 노린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고부가 친환경 소재인 DPG 단독공정을 상업화하고, 12월 업계 최초로 폴리우레탄 단열재의 공식 준불연재료 적합 시험성적을 획득하는 등 화학 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도 확보하고 있다.

ESG경영도 한층 강화한다. SKC는 지난해 '2040 온실가스 넷 제로(Net Zero)' 로드맵을 발표했다. SK넥실리스는 동박 업계 최초로 '탄소발자국' 인증을 획득하며 동박 제조 전 과정의 탄소 감축 노력을 인정받았다.

SK피아이씨글로벌도 글로벌 인증 기업UL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 SKC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이달의 상생볼'을 수상, 신소재 오픈플랫폼을 통한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공고히 한 SKC는 사외이사 협의체 신설, 이사회 역량 강화를 위한 'Board Skill Matrix(BSM)' 도입 등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실행했다. 지난해11월 이사회 중심 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 '이사회 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영자료 관리는 물론 이사·경영진 간 현안 논의가 가능해졌다.

SKC 관계자는 "지난해 필름 사업 매각을 완료한SKC는 올해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및 미국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을 준공하는 등 '글로벌 스토리'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 글로벌 ESG 소재 솔루션 기업을 향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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