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팹리스 기업 중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은 LX세미콘 1곳이다. LX세미콘은 팹리스 시장에서 10~15위권으로, 엔비디아나 퀄컴·브로드컴 등 글로벌 기업에 비해 다소 뒤처진다. 지난해 매출액 2조 1193억원, 영업이익 3106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다. LX세미콘을 제외하면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기업도 국내에 6곳밖에 없다.
대만은 여기에 더해 자국 팹리스 기업은 물론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팹리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까지 모두 대만 출신으로 가득 채웠다. 대만에 우호적인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를 설계하면, TSMC나 UMC 등 대만 파운드리 업체가 이를 수주하는 일종의 '반도체 생태계'가 완성된 셈이다. 한국의 팹리스 기업이 국내 물량도 채 소화하지 못해 쩔쩔매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 1% 안팎(2022년 기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팹리스가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낮은 수요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이 해외 대형 팹리스 고객사의 주문을 우선하는데다, 국내 팹리스 기업은 기술에서 열세에 있어 설계 지식재산권(IP)나 노하우도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다. 국내의 한 팹리스 기업 관계자는 "대부분의 팹리스 기업이 자금력이 부족하다 보니 일반 파운드리 기업이나 IDM 방면으로 유출되는 인력이 많다"라며 "인력이 부족해 기술 개발에 한계가 오고, 자연스럽게 주문이 줄어들면서 팹리스 경쟁력이 악화되는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팹리스 업계에서 정부 주도의 교육 과정을 신설하고, 실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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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팹리스 기업들의 육성이 필수적이다"라며 "삼성전자 단독으로 15%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파운드리 경쟁력은 갖춰졌지만, 팹리스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최근 벌어진 글로벌 불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