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토교통부는 표준운임제 도입, 지입제 개선 등을 담은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를 계기로 기존 안전운임제의 문제점과 지입제 폐단, 열악한 차주 여건 등 화물운송산업이 지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화주 책임 뺀 표준운임제, 2025년까지 일몰 적용 후 유지 검토
표준운임제와 안전운임제의 가장 큰 차이는 화주에 대한 처벌 조항을 없앴다는 점이다. 국내 화물물류 시장에서 화물 운송은 '화주→운송사→화물차주'를 거쳐 이뤄진다. 기존 안전운임제는 화주와 운송사 간 '안전운송운임'을, 운송사와 차주 간에는 '안전위탁운임'을 지불하는 구조다. 지불 운임이 강제되고, 화물운송사고에 대한 책임도 화주한테 물을 수 있었다.
그러나 표준운임제는 차주와 운송사간 법적 강제성은 유지하되, 운송사와 화주간은 법적 책임이 없는 자율제 방식이다. 화주는 정부가 정한 운임에 매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임을 정해 운송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제도 위반 처벌 때는 시정명령부터 내린 뒤 과태료를 점증해 부과한다. 화주에 대한 처벌은 차주와 직계약 한 경우로 한정한다.
표준운임제 적용품목은 안전운임제와 동일하게 컨테이너, 시멘트로 제한했다. 또 차주의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가면 운임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 2025년 말까지 3년 일몰제로 시행하고, 이후 성과를 분석해 지속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중간 수수료만 챙기는 지입전문업체 퇴출…최소운송의무 부과·관리, 위반 시 감차 처분
(의왕=뉴스1) 신웅수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파업 16일 만에 총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파업에 대한 싸늘한 시선과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고수한 정부 방침에 파업 명분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사진은 9일 오후 경기 의왕시 의왕ICD에서 화물차들이 업무에 복귀하는 모습. 2022.1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든 운송사에 최소운송의무를 적용한다. 운송실적 신고를 운송사(의무)뿐 아니라 차주(자율)까지 확대해 교차검즘해 실적이 없거나 거의 없는 운송사는 행정처분(감차)한다. 운송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일감을 받지 못한 차주에게 개인운송사업자 신규 허가를 내주는 한편, 이 과정에서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은 운송사는 차량을 감차시킨다.
지입계약시 차량을 운송사 명의로 등록하던 관행을 차량의 실소유자인 차주 명의로 등록하도록 개선한다. 또 위·수탁 계약 등을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하는 부당행위도 제재한다. 이런 방안들을 어기는 운송사는 모두 감차 처분 대상이 된다. 운송사의 직영운영 차량은 차종과 관계없이 신규 증차를 허용하되, 증차된 차량은 위·수탁 운영이 금지된다.
이 외에도 화물운임·유가 연동 표준계약서, 화물차 휴게시설 확충, 금융 지원 강화 등을 통해 화물차주 복지 증진도 함께 추진한다. 운행기록장치(DGT) 기록 제출을 의무화해 화물차주가 휴식시간(매 2시간마다 15분 휴식)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휴식시간을 준수하지 않는 차주에겐 행정처분을 내린다. 과적 책임은 차주뿐 아니라 이를 요구한 화주·운수사도 처벌한다.
국토부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등 법개정을 추진하고, 관계부처·지자체 등으로 구성한 전담반(TF)을 운영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집단운송거부와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그동안 뿌리 깊었던 화물운송산업의 불합리한 관행·제도를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