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T&G, 해외 첫 전자담배공장 신설...동유럽·카자흐 2곳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3.02.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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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와 15년 장기계약 후속조치...설비투자 1.2조 계획 발표 후 구체화 첫사례

[단독]KT&G, 해외 첫 전자담배공장 신설...동유럽·카자흐 2곳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궐련형 전자담배(NGP, Next Generation Products) 15년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KT&G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 첫 전자담배 스틱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NGP가 발달한 유럽시장 등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동유럽 국가와 카자흐스탄을 대상으로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4일 KT&G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와의 장기계약으로 해외 비즈니스가 안정화되면서 수익성이 뛰어난 스틱 판매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결정했다.



스틱은 한번 구입하면 장기간 쓰는 궐련형 전자담배기기(디바이스)와 달리 회전율이 높아 사실상 전자담배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KT&G의 스틱에는 디바이스 '릴 솔리드', '릴 하이브리드', '릴 에이블' 등에 끼워 피는 '핏', '믹스', '에임' 등이 있다.

KT&G가 조율중인 해외 생산거점은 동유럽과 카자흐스탄 두 곳이다. 동유럽은 글로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잘 형성된 유럽을 공략한 포석이고, 카자흐스탄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중앙아시아 진출을 노린 시장선점 전략 차원이다.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장기 성장 전략을 통해 밑그림은 그려졌다. KT&G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검토를 통해 앞으로 5년간 NGP 분야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이중 상당수가 해외공장 설립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지에 생산공장을 지으면 물류비 절감 뿐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수입담배에 부과하는 관세 등 각종 규제에서 유리하다는게 KT&G의 판단이다. 그동안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수출 전량을 PMI에 위탁해 판매한 것도 국가별 담배 규제를 일일이 챙기기 힘들었던 까닭이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KT&G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차세대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백복인 KT&G 사장, 야첵 올자크 PMI CEO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1.30.[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KT&G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차세대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백복인 KT&G 사장, 야첵 올자크 PMI CEO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1.30.
그동안 KT&G는 궐련담배(CC)의 경우 러시아, 인도네시아, 튀르케에 등에 현지 공장을 지었지만 유통망을 빠르게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글로벌 유통채널을 가진 PMI와 계약을 맺은 후 급속하게 성장했다. 2020년 일본 등 3개국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초 기준 31개국까지 수출국을 늘렸다. 현재 70개국에 '아이코스'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PMI는 2025년까지 100개국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KT&G의 NGP 수출국도 이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15년 후 KT&G의 관련 매출이 7~8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 PMI와 전자담배 장기계약이 확정됨에 따라 계약이 종료되는 2037년 NGP 매출을 JP모건은 5조8000억원, 한화투자증권은 6조6000억원으로 각각 전망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들 보고서를 통해 KT&G는 연평균 NGP 매출액을 20.6%, 매출수량을 24.0%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KT&G의 NGP 매출은 국내외 포함 약 8700억원 규모다.


그동안 PMI와의 비밀협약에 따라 베일에 싸였던 KT&G의 해외 전자담배 매출도 앞으로 분기별로 공개된다. 그동안 행동주의 펀드 등 소액주주들은 KT&G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미래성장동력인 NGP분야 해외매출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해왔다. KT&G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이 포함된 2월 실적발표에서 지난해와 전년도 NGP 해외매출 등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후 분기별 공시에도 반영해 투자자들이 KT&G의 성장을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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