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손이 떨린다" 0.5초 남기고 역전, 사령탑도 놀랐다 [울산현장]

스타뉴스 울산=양정웅 기자 2023.02.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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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전성현(등번호 23번)이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5라운드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4쿼터 종료 직전 나온 디드릭 로슨의 역전포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캐롯 전성현(등번호 23번)이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5라운드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4쿼터 종료 직전 나온 디드릭 로슨의 역전포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아직도 손이 떨리네요."

KBL 고양 캐롯의 김승기(51) 감독은 경기 종료 후에도 여운이 남은 모습이었다. 그만큼 극적인 역전승이었기 때문이다.



캐롯은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5라운드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84-82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이긴 캐롯은 4위 서울 SK를 한 경기 차로 따라잡게 됐다.

경기 전까지 캐롯은 올 시즌 현대모비스전에서 한 경기도 지지 않고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6일 첫 맞대결에서는 112-88로 대승을 거뒀다. 현대모비스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법도 했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은 냉정하게 "이번엔 안될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최근 발목 부상을 당한 포워드 최현민(33)의 공백이 컸다. 그는 "현민이는 3주 진단을 받았고, 3월에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드 이정현(24)의 체력이 떨어진 점도 발목을 잡았다.

시즌 순위 역시 경기 전 기준 현대모비스가 22승 14패로 3위에 오른 반면,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캐롯은 19승 18패로 5위에 위치했다. 그나마 승차는 3.5경기 차로 많지 않았지만 쉽게 뒤집긴 어려웠다.

경기가 시작됐고, 초반엔 캐롯이 우위를 점했다. 경기 시작 3분 여만에 11점 차 리드를 잡은 캐롯은 전반 종료 직전까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의 역전 3점포가 터지면서 캐롯은 36-38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이어 3쿼터에도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고,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캐롯은 68-71로 뒤지던 4쿼터에서 디드릭 로슨이 연달아 득점을 올린 데 이어 전성현의 3점포가 살아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7초 전 이우석이 3점슛을 터트리며 재역전을 만들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은 캐롯은 조한진이 코너에서 3점슛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때 리바운드를 따낸 로슨이 종료 0.5초를 남기고 극적인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이어 자유투까지 넣으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었다.

승리의 주역 로슨은 경기 후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바운드 잡아서 던질 때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자유투를 일부러 놓치려고 했지만 들어갔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는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 '엄지 척'으로 답을 대신했다.

사령탑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김승기 감독은 마지막 3점슛을 놓치고 리바운드를 따내 득점을 올린 상황에 대해 "그런 거 한 번도 못 이겼는데, 골을 넣으면서 이겼다"고 돌아봤다. "(조한진의 슛이) 됐다 싶었는데 말도 안되는 곳으로 갔다"고 말한 그는 "끝났다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캐롯 선수단이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5라운드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후 코트로 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캐롯 선수단이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5라운드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후 코트로 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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