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매출 전망은 이렇게 급감한 지난해 매출 추정치보다도 낮다. 증권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39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있다. 영업이익 둔화도 불가피하다. 2021년 474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640억원, 올해 937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게 증권가 전망이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 내부적으로도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에 새 먹거리 투자 계획을 짰고 2021년 △코로나 엔데믹 후속 대응 △백신 사업 강화 및 글로벌 시장 확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및 차세대 플랫폼 기술 확보 △넥스트 팬데믹 대비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R&D 및 생산 인프라 확충 등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새 성장동력을 발굴할 실탄도 충분했다. 2021년 초 기준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현금 자산은 1조6000억원 규모였다. 모더나 급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현금 자산은 여전히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새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1년간 괄목할 만한 수준의 투자가 없었던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큰 틀의 성장 계획은 세웠지만 아직 이를 구체화해 실제 투자 집행에는 본격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당장 추진중인 투자도 성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플랫폼 구축을 위해 mRNA 백신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로 이와 관련,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연구개발비 지원도 약속받은 상태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존에 해온 백신 플랫폼과 mRNA는 전혀 다른 기술 기반이어서 이를 통해 가시적 연구성과를 거두고 기업 가치를 올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도 아직 mRNA 등 기술개발을 먼 훗날의 일로 보고있다. 한 때 35만원을 넘나들던 주가는 현재 8만원 안팎을 오간다.
결국 빠른 시간 안에 기술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면 이미 기술력을 갖춘 백신 기업에 대한 M&A 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핵심 기술이 적용된 신약후보물질을 외부로부터 도입하는 방법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기업 가치가 상당히 떨어져있다는 점도 M&A 등에 유리한 환경이다. 현재 보유한 현금을 지렛대로 역성장 기간을 최대한 줄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 사장은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보유 현금에 전략적 투자유치,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최대 10조원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2025년 정도에는 가시적 성과를 낸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M&A와 신약후보물질 도입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계획을 포함해 곧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