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수육 파티' 벌인 주민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3.02.0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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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모스크) 공사장 앞에서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슬람 문명권에서 식육으로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돼지고기 수육 등을 먹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2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모스크) 공사장 앞에서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슬람 문명권에서 식육으로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돼지고기 수육 등을 먹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모스크)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사원 공사장 인근에서 돼지고기 수육을 먹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슬람 문화권에선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는 만큼 항의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일 모스크가 들어설 예정인 주택가 인근에서 돼지고기 수육 등을 나눠 먹는 행사를 열며 사원 이전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돼지 바비큐 행사에 이어 두 번째다.

비대위는 이날 100인분가량의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 등을 준비했다. 행사에는 기독교 단체 회원과 인근 주민이라고 밝힌 4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음식을 받아 간 뒤 비대위 측이 골목가에 미리 준비한 테이블 등에 앉아 음식을 먹었다.



앞서 비대위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대구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구청은 지난달 19일 사원 갈등 중재안으로 대현동 주민들의 주택 매입방안을 내놓았다"며 "국민은 내쫓고 외국인만 보호하는 북구청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북구청은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슬림 측에도 사원 이전 대체 부지를 제안했지만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 매도 조건은 △현재 공사 현장과 같은 면적 △모스크(이슬람사원)의 형태를 갖춘 건물 △민원이 없는 장소 △경북대학교에서 도보로 5분 거리 등이다.


북구 관계자는 "사원 이전 토지는 현실적으로 구하기 힘들다. 다른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했다.

대구 모스크 건립을 둘러싼 논쟁은 '종교의 자유·문화 다양성 보장이냐', '주민 행복권 추구냐'를 놓고 서로 간 입장차를 3년째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 대구로 유학 온 경북대 학생들이 중심이 된 건축주들이 북구청의 허가를 받아 2020년 12월 모스크 착공에 들어갔으나, 일부 주민과 기독교 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일련의 논쟁은 송사로 이어졌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재판 결과는 "집단 민원보다 종교의 자유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고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으나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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