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유일한 '1조 클럽' 달성…업계 1위 축포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2.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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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사옥메리츠증권 사옥


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한 '1조 클럽'이자 업계 1위가 유력하다. 업황 침체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 속에서도 선제적인 위기 대응 전략이 주효하며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총 1조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332억원, 8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5.8% 늘었다.



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액은 57조원으로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691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75억원 늘었다. 연결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다.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순자본비율(NCR)은 1684%로 2021년말 대비 257%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증권사 중 영업이익 1조원은 메리츠증권이 유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조 클럽'이었던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다. 1조 클럽에 근접했던 키움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등도 지난해 실적이 대부분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로 막대한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 특히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 PF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증권사들의 위기감도 커졌다.

메리츠증권이 다른 증권사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사업 다각화 덕분이다. 일찍이 부동산 PF 사업에 진출하며 사세를 키워온 메리츠증권은 그동안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부동산 PF 위기 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선순위 위주 투자와 우량한 사업장 위주의 선별 투자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였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는 저한 리스크 관리 및 양질의 투자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부문에서는 채권금리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최적화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메리츠증권이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성장을 이뤄온 배경에는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증권 중개수수료에 의존하는 천수답 사업 모델에서 탈피해 한국형IB로 탈바꿈하고자 한 그의 노력 덕분에 메리츠증권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2010년 메리츠증권의 수장을 맡은 최 부회장은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외국계 증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 금융 모델을 적극 받아들였다. IB 비중을 높이고 부동산 PF를 확대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했다.

덕분에 메리츠증권은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중개수수료 비중이 작다.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에도 실적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모든 사업 부문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수익 창출 능력과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준 한 해였다"며 "올해에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그룹 시너지 확대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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