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SJ-600' 플랫폼, 칼리비르 기술수출 사례 따를까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02.0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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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면역항암학회(SITC) 공식 학술지 'JITC'에 SJ-600 전임상 결과 공개
세계적 권위 학술지 통해 공신력 제고…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객관적 가치 인정
美 칼리비르, 유사 개념 백시니아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수출 선례도 긍정 요소

신라젠 소속 연구원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라젠신라젠 소속 연구원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신라젠 (4,550원 ▼15 -0.33%)이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 공신력 제고를 통해 조기 기술수출에 박차를 가한다. 세계적 권위를 지닌 공식 학술지에 전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객관적 자료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앞서 동일한 백시니아 바이러스 플랫폼을 활용해 기술수출에 성공한 칼리비르의 사례 역시 신라젠 기술수출 계획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신라젠에 따르면 최근 SJ-600시리즈 전임상 연구결과 논문이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공식 학술지인 '암 면역요법 저널'(JITC)을 통해 공개됐다. JITC는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공식 학술지로 면역항암제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영향력과 권위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공개된 논문은 신라젠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동섭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한 SJ-600의 전임상 결과다. 발표의 핵심은 SJ-600시리즈가 항암바이러스의 정맥투여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과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종양 살상능력을 보여줬다는 부분이다. 논문에 따르면 SJ-600 시리즈는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켜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음이 증명됐다.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어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 또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효능 감소 없이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 특히 논문에서 중점으로 다룬 'SJ-607'은 대조 항암바이러스보다 1/5 이하의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CD55 단백질이 SJ-607 항암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선택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항암바이러스의 혈청 내 안정성이 500% 이상 개선됐다.



업계는 이번 논문이 신라젠의 조기 기술수출 추진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준점은 지난 2020년과 2022년에 각각 글로벌 제약사 아스텔라스와 로슈에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을 기술수출한 칼리비르 사례다. 미국 항암바이러스 전문 기업 칼리비르는 SJ-600과 동일한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 'VET™' 플랫폼을 개발해 2020년 아스텔라스와 최대 6억3400만달러(약 7800억원)의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끌어 냈다. 이어 지난해 로슈와도 기술수출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양사 합의로 미공개했다.

같은 항암효과라면 암세포에 직접 투여해야 하는 직접투여(IT) 방식보다는 정맥투여(IV) 방식이 의료진 입장에서 한층 수월하다. 원발에서 전이된 암종에도 적용 가능하고, 동일한 용량을 투입할 수 있어 효율성 역시 높일 수 있다. 특히 SJ-607의 경우 기존 항암바이러스 제제보다 적은 용량으로 동등한 항암 효과를 입증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 측이 논문 채택 및 발표 직전부터 조기 기술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은 그만큼 SJ-600시리즈의 가치에 자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술은 다르지만 개념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었던 칼리비르의 성공사례에 비춰볼 때 충분히 실현 가능성은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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