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급락에, 담합조사 까지…한샘·리바트 혹독한 겨울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3.02.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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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본주택 자료사진/사진=뉴스1 견본주택 자료사진/사진=뉴스1


인테리어·가구 업계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아파트 특판사업 담합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아파트 붙박이(빌트인) 특판 가구 공급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검찰까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B2B(기업 대 기업)사업 담합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인테리어·가구 기업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가구 업계테리어·가구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오전 한샘 (52,800원 ▲800 +1.54%)현대리바트 (7,530원 ▼10 -0.13%), 에넥스 (481원 ▼4 -0.82%) 등 업체 사무실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해 중순 아파트용 붙박이 입찰 과정에서 담합 혐의가 있다는 신고를 받았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다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정위가 지난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자 검찰이 직접 나선 모습이다. 이날 압수수색도 지난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이 진행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차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검찰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는데, 직접 수사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사안으로 두 개 기관의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은 검찰 압수수색으로 극도로 위축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같은 문제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샘은 "압수수색 세부 사안은 알 수 없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리바트는 "확인되는 내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에넥스도 "현재 조사 진행 중인 건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 자료사진./사진=뉴스1검찰 자료사진./사진=뉴스1
아파트용 붙박이 가구시장이 위축되면 주요 기업들은 직격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까지 B2B 사업 부문 매출액이 5586억원으로 전체의 37.2%를 차지한다. 현대리바트는 이 기간 전체매출의 17.7% 규모인 1894억원 가량을 팔았다. B2B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에넥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83.3%를 특판사업부에서 판매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액은 1529억원이다.



통상 아파트 붙박이 특판 가구는 대규모로 공급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다. 아파트 분양가와 제품에 따라 가구당 수백만~수천만 원이며, 단지가 클수록 규모도 커진다. 소매 고객과 달리 개별 디자인을 하지 않고, 재료와 작업도 비교적 수월하다. 건설사 영업만 따내면 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어 인테리어·가구 업계의 알짜사업으로 손꼽힌다.

문제가 된 시기는 2015년부터이며, 대상은 전국 400여 개 아파트 단지에 공급하는 붙박이 가구 등이다. 아파트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시기라 담합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가구 업계 관계자는 "담합이 사실인지와 관계없이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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