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가 근접…복잡해진 KCGI등 주주들 셈법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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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거래량은 성공 최소수량 넘어…KCGI·상장폐지 등 변수

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중앙연구소 전경/사진=오스템임플란트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중앙연구소 전경/사진=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의 주가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이하 UCK컨소시엄)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9만원에 근접했다. 공개매수가 시작된 후 거래량은 이미 성공 최소수량을 넘어섰다. 상장폐지 가능성 유무와 2차 공개매수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오스템임플란트 3대 주주인 KCGI(강성부 펀드)를 비롯한 주주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스템임플란트는 증시에서 전일 대비 200원(0.11%) 오른 18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개매수 가격인 19만원에 근접한 수치다.

공개매수를 시작한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5거래일간 거래량은 313만4745주를 기록했다. 공개매수 성공 최소수량인 239만4782주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개인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106만2363주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만7076주와 105만9067주를 순매수했다.



주가가 공개매수와 근접한 수준이라는 점은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지만, 거래량이 성공 최소수량보다 많고, 개인들이 매도한다는 점은 공개매수 성공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주식을 팔면서 개인보다 기관의 비중이 넘어가면 기관들의 선택에 따라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회사의 잠재 발행주식 총수의 15.4%만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UCK컨소시엄이 경영권을 얻기 때문에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개매수 종료일이 오는 24일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기관 투자자들의 공개매수 참여 여부는 오는 13일부터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 대다수도 공개매수 신청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UCK 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회사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UCK 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에 성공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관투자자는 "PEF(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한 후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최근 수출 데이터 호조 등의 환경을 미루어봤을 때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공개매수에 참여할지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UCK 컨소시엄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3대 주주인 KCGI가 어떻게 행동할지도 관건이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6.92%를 보유하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KCGI의 대응책을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다. 공개매수를 신청하거나 신청하지 않는 것. 또는 추가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을 매수해 힘을 키우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KCGI의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평균 주당 매수가격은 약 13만7196원으로 추산된다. KCGI가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수익률은 38.49%에 불과하다. KCGI가 앞서 주주 서한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예상 기업가치를 3조9000억~10조원으로 제시한 것을 감안하면, 공개매수가는 최소 약 26만1000원은 돼야 한다.

KCGI는 아직 공개적으로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미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공개매수가에 근접했고, KCGI의 경우 메리츠자산운용 인수 등 자금이 들어갈 곳이 많은 상황이다. 다만, 다른 주주들과 연대하는 전략은 가능하다.

'자진 상장폐지' 역시 주주들의 공개매수 신청 여부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만약 UCK 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시킨다면,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은 추가 기회를 기대하기 힘들다.

상장폐지를 위한 2차 공개매수를 점치는 의견들도 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PEF가 상장회사를 운영하고,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만약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를 못 시킬 경우 2차 공개매수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기다리는 주주들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UCK 컨소시엄 측은 "이번 공개매수의 1차 목표는 경영권 인수이고, 상장폐지가 궁극적 목표가 아니다"라며 "만약 공개매수 자체가 실패한다고 해도 2차 공개매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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