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카나리아측 이사 선임 제동…3월 또 표대결?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02.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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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성 세종메디칼 대표 이사회 입성 불발
소액주주 지분율 5%만 인정 논란
3월 정기주총서 양측 사내이사 후보 낼듯

카나리아바이오엠 측 인사가 소액주주들의 거센 저항에 막혀 헬릭스미스 (4,165원 ▼95 -2.23%)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못했다. 최대주주 등극 후 첫 단추인 '새 경영진 꾸리기'부터 제동이 걸렸다. 소액주주들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사내이사 후보 추천을 예고한 만큼, 경영진 선임을 위한 양측 간 표 대결이 또 한번 이뤄질 전망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카나리아측 이사 선임 제동…3월 또 표대결?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전일 오전 9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날 주총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최대주주로 등극한 뒤 새로운 경영진을 꾸리기 위해 열렸다.

앞서 헬릭스미스는 이번 주총에 5명을 새 경영진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사내이사 후보는 △김병성 세종메디칼 각자 대표이사 △김선영 헬릭스미스 각자 대표이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는 △홍순호 신한회계법인 전무 △박성하 현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 변호사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 변호사다. 이중 김병성 후보가 소속된 세종메디칼은 카나리아바이오엠 연결회사다.



하지만 김병성 후보의 헬릭스미스 이사회 입성은 불발됐다. 이날 부의된 안건 7개 중 가결된 것은 3개에 불과했다. 김선영 대표 재선임, 홍순호 후보 및 박성하 후보 사외이사 선임이 그것이다. 소액주주들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최대주주에 오른 뒤 김선영 대표 선임안을 제외한 모든 안건 부결을 예고해왔다.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경영권이 이전되는 데 대한 불신 때문이다.

앞서 소액주주 측 이사들은 경영권 양수도 논의를 위한 이사회에서 "양수인을 대상으로 현금 50억원을 더 받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게 소액주주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 "카나리아바이오 실질 주주의 실체가 불투명하고 회사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부정적 의견을 냈다. 소액주주들은 계약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헬릭스미스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양측 간 갈등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소액주주 측이 의결권 위임장을 받아 확보한 지분율 37% 중 헬릭스미스가 5%만 인정한 데 대한 반발이 크다.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나온다. 헬릭스미스에선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자는 그 날로부터 5일 이내 보유 상황, 보유 목적 등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합회의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배진한 변호사는 이날 헬릭스미스 주주카페를 통해 "자본시장법상 보유의 개념을 모를 리 없을텐데 일단 이기고 보자 식으로 의결권 수임을 보유라고 처리했다"며 "문 회장님(헬릭스미스 3대주주·소액주주 측)께 이사 직무집행정지와 주총 효력 정지신청을 내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또 한번의 표대결도 점쳐진다. 이번 임시 주총에선 시한이 부족해 추천하지 못한 사내이사 후보를 정기 주총에선 제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측은 2021년부터 소액주주 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작년 3월 임기만료로 빈 사내이사에 소액주주 측 인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 2인을 소액주주 측 인사로 교체하는 시도에 나서 성공한 바 있다.

사내이사 선임은 최대주주로서 헬릭스미스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려던 카나리아바이오엠에게도 중요한 조각이다. 양사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 당시 "헬릭스미스와 카나리아바이오의 임상 경험과 세종메디칼이 가진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인프라, 양사 간 지분 투자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경영 안정화로 향후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시너지를 기대했다.

새 사내이사 후보에 김병성, 김선영 대표를 함께 올린 것도 이러한 경영 구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경영은 김병성 대표, 연구개발은 김선영 대표가 맡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김선영 대표만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 같은 구상에도 다소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향후 회사 계획에 대해 "아직 내부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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