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박람회장에서 열린 '세미콘 2023' 모습. / 사진 = 오진영 기자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박람회장에는 이른 오전부터 수천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나 세메스, DB하이텍 등 반도체 기업의 명찰을 단 사람들이 안내 책자를 들고 분주히 회장을 오갔다. 한·중·일은 물론 미국이나 네덜란드 등 각국을 대표하는 주요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이 쉴새없이 자사 기술을 설명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내용은 달랐지만 모두의 눈에는 자부심과 희망이 번쩍였다.
"불황에도 주문취소·투자감축 없다"…입 모은 반도체 산업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박람회장에서 열린 '세미콘 2023'에 참여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부스. / 사진 = 오진영 기자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문제와 고금리, 중국 경제 위기로 올해 반도체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면서도 불황은 짧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나 스크바르초바 SEMI 애널리스트는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산업은 평균 7% 하락할 것이며, 2021~2022년보다 장비·투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2024년부터는 반등이 시작될 것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석 기업들도 올해 불황으로 인한 생산 감축이나 주문 취소 등 실질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 관계자는 "경기도 화성에 짓고 있는 뉴 캠퍼스를 포함해 투자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불황이라고 해 물량을 취소하거나 줄이는 고객사도 없다"라고 말했다. 한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 관계자도 "올해 투자는 작년보다 오히려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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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SEMI코리아 대표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박람회장에서 열린 '세미콘 2023' 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중국 반도체 기업도 국내 투자를 늘린다. 미국의 대중 제재,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심화됐지만 국내 주요 기업들을 공략해 적극 시장 진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코베터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에만 제조시설이 있으나 한국, 대만, 일본에 제조시설을 늘릴 것"이라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세메스 등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SEMI는 이번 박람회가 반도체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현대 SEMI코리아 대표는 "세미콘코리아 2023을 통해 최신 반도체 제조 기술 공개는 물론 인력 확보, 국내 소부장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4년 만에 본격적으로 개최된 세미콘코리아가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이끌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