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1개 분기만 적자전환…투자 축소 기조 유지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3.02.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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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사진=SK하이닉스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사진=SK하이닉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한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 부진에 SK하이닉스 (182,900원 ▲4,700 +2.64%)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밝혔던 투자 규모 절반 축소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1일 실적 공시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 6986억원, 영업손실 1조 7012억 원(영업손실률 22%)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것이 영업적자로 이어졌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론 매출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영업이익률 16%)를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서버와 PC 시장에선 고용량 D램 제품 공급이 늘었다고 밝혔다. 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성장세가 커지는 고객향 시장에서도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와 차세대 적층형 메모리 HBM 등 기술력을 확보한 제품의 판매를 늘렸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특히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서는 고객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매출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불황으로 전년도 대비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 다운턴이 심화될 것이라면서도 연간 기준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2022년 19조 원 대비 50% 이상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조를 유지한다면서 동시에 DDR5/LPDDR5, HBM3 등 주력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해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축소와 감산을 지난해 말부터 시작하면서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줄고, 재고가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한 후 점차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해 칩 생산량을 줄이는 행위)에는 선을 그었지만, 생산라인 최적화 등 자연적 감산을 진행할 것이라 시사했다.

또 SK하이닉스는 전방산업인 IT 기업들이 고점 대비 가격이 크게 떨어진 메모리 반도체의 사용량을 늘리며 점진적으로 시장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당사가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이번 다운턴을 잘 극복함으로써 더욱 견고한 체질로 무장하여 글로벌 초일류 기술기업으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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